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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하오, 최종국 반집 차로 삼성화재배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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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얼하오 2대1 제압, LG배 이어 메이저 2관왕

인공지능(AI) 승률곡선마저 가늘게 떨릴 만큼 미세한 바둑이 끝까지 이어졌다. 장장 300수만의 흑 반집 승이었으나 계가는 하지 않았다. 23세 중국 청년 딩하오(丁浩·23)가 28번째 삼성화재배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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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회 삼성화재배 시상식. 오른쪽이 우승자 딩하오, 왼쪽은 준우승한 셰얼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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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고양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서 벌어진 결승 3번기 최종 3국서 중국 랭킹 4위 딩하오가 14위 셰얼하오(謝爾豪·25) 9단을 반 집차로 묶고 우승했다. 토털 스코어 2대1. 둘 간의 통산 전적서도 딩하오가 7승 6패로 다시 한 발 앞서나가는 값진 반 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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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국서 셰얼하오를 상대로 장고 중인 딩하오. 2대1로 승리, 28번째 삼성화재배 우승을 따냈다.


최종국답게 난전이었다. 긴장감 속에 엎치락 뒤치락하며 몸싸움이 반복됐다. 백을 쥔 셰얼하오는 초반 상변 2선을 기어서 넘어가는 극단적 실리 전법으로 나왔다. 흑은 그 과정에서 얻은 두터움을 바탕으로 상중앙 백 대마를 공격하면서 집으로 따라잡았다.

앞서 1, 2국 때 처럼 이날도 딩하오는 장고를 거듭, 139수째부터 초읽기에 몰렸다. 셰얼하오가 1시간 가량을 남긴 시점이었다. 미세해진 상황에서 백이 중앙 패싸움을 해소한 뒤 피 말리는 끝내기에 들어갔다. 딩하오가 실수를 범했으나 끝내 반 집의 벽은 사수해냈다. 결승 3판 모두 흑번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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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회 삼성화재배서 준우승한 셰얼하오. 딩하오에 1대2로 분패했다.


딩하오는 이번 우승으로 현역 유일의 세계 2관왕에 등극했다. 지난 2월 열린 제27회 LG배 결승서 양딩신을 2대0으로 꺾었다. 28회 대회에선 초반 탈락했지만, 새 챔프가 결정될 내년 1월까지는 타이틀 보유자로 인정받는다. 세계 메이저 판도는 딩하오(삼성화재배·LG배), 신진서(잉씨배), 변상일(춘란배), 구쯔하오(란커배), 미위팅(몽백합배) 등으로 재편됐다.

다음은 딩하오의 우승 소감. “대회 기간 몸이 좋지 않아 이번 우승이 뜻밖이다. 결승서 아슬아슬하게 이겨 얼떨떨하다. 시간 배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박정환과의 대국이 가장 어려웠다. 실수를 범했지만 마음을 가다듬어 역전에 성공했다. 운이 따랐다. 공부는 인공지능을 많이 활용한다. 앞으로 더 노력해 몇 차례 더 우승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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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최종 3국 열전 광경. 딩하오(오른쪽)가 셰얼하오를 2대1로 꺾고 우승했다. (사진=한국기원)


이번 대회서 우승하기까지 딩하오는 홍성지 김승진 박정환 셰얼하오를 차례로 따돌리고 5승 1패를 기록했다. 딩하오는 구리 커제(이상 8회), 창하오 천야오예 쿵제 탕웨이싱(이상 3회), 마샤오춘 미위팅 구쯔하오(이상 2회)에 이어 세계 메이저 복수(複數) 우승을 이룬 10번째 중국 기사가 됐다.

2018년 제22회 LG배 제패에 이어 두 번째 세계 우승 도전에 나선 셰얼하오는 마지막 고비를 못 넘기고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삼성화재배만 놓고보면 2018년 4강을 넘어선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대거 17명이 출전했으나 9명이 나온 중국에 결승 두 자리를 내주었다. 한중전 종합 전적은 5승 15패에 그쳤다.

우승자 및 준우승자 상금은 각각 3억원, 1억원. 국가별 우승 횟수는 한국 14회, 중국 12회, 일본 2회가 됐다. 1인당 2시간, 60초 초읽기 5회씩 주어졌다.

[이홍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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