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2023시즌의 최우수선수 에릭 페디(오른쪽)와 신인왕 문동주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가장 따뜻했던 귓속말이었다.
KBO리그의 2023시즌을 찬란히 빛낸 최우수선수(MVP)와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의 주인공이 베일을 벗었다. MVP 트로피에는 NC의 역사적인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의 이름이 새겨졌고, 신인왕 트로피에는 한화의 최고 유망주 ‘대전왕자’ 문동주 석 자가 적혔다.
페디의 성적표는 화려했다. 30경기 20승6패,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180⅓이닝 40자책점)을 남기며 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싹쓸이해 투수 3관왕을 달성했다. ‘20승-200탈삼진’은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었고, 트리플크라운은 선동열, 류현진, 윤석민 이후 12년 만에 성공했다. 모두 외인 투수로는 최초다.
페디 옆에 최고 샛별로 선 시상식의 또다른 주인공, 문동주는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그대로 펼쳤다. 23경기서 8승8패 95탈삼진 평균자책점 3.72(118⅔이닝 49자책점)로 팀 내 다승 2위, 최다 이닝 2위를 찍었다. 윤영철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류현진 이후 17년 만의 한화 출신 신인왕으로 발돋움했다.
다른 타이틀 홀더와 달리 둘의 수상 여부는 이번 시상식에서 베일을 벗었다. 사실상의 ‘주연 배우’들이나 다름 없었던 그들은 시상식 단상에서 특별한 ‘투샷’까지 남기며 2023시즌에 둘의 이름을 짙게 남겼다.
KBO리그 2023시즌 신인왕에 선정된 문동주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곳에서 나눈 훈훈한 대화도 화제가 됐다. 사진 촬영을 위해 자리를 잡던 도중, 페디가 문동주에게 귓속말을 건넸다. “내가 들고 있는 이 상, 네가 나중에 들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덕담이었다. 문동주는 밝은 미소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페디는 이후 취재진 앞에서 “문동주 같은 특별한 선수와 이런 날 단상에 함께 설 수 있어서 정말 뜻깊었다. 그의 미래가 기대된다”는 칭찬을 또 덧붙였다.
답신으로 “노력해보겠다”고 수줍게 웃은 특급 루키는 “트로피가 생각보다 정말 무겁다. 이 무게를 잘 견뎌야 할 것 같다”는 소감을 내놨다. 이어 “올해 성적이 리그를 압도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페디 말처럼 MVP는 아직 어려울 거다. 그래도 얘기해준 만큼 언젠가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당찬 다짐을 전했다.
또 “다음 시즌은 더 발전해야 한다. 올해 성적은 아쉬운 부분이 분명 있다. 소감 말하고 내려오니 최재훈 선배가 먼저 ‘내년에는 15승 하자’는 메시지를 보내셨더라. 선배님과 함께 그 목표를 향해 한 번 달려가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 스포츠월드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