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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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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소리' 못들은 체 하다…'골든타임 1주일' 진짜 못듣게 됩니다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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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불청객 ‘돌발성 난청’

중앙일보

멀쩡히 잘 들리던 귀가 갑자기 먹먹해지고 삐 소리 같은 이명이 들리면 피로 탓일까. 이런 증상은 귀 응급 질환인 ‘돌발성 난청’ 신호일 수 있다. 환자 3분의 1에서 영구적 청력 손실로 이어지는 병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권기진 교수는 “계절상 겨울에 돌발성 난청 환자가 증가하는데 상기도 감염으로 인한 염증과 미세혈관 수축, 연말 잦은 모임으로 인한 피로와 수면 부족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시기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귀는 예민한 기관이다. 돌발성 난청을 일으키는 귀 가장 깊은 곳(내이)의 신경 문제는 염증과 혈류 장애, 압력 변화 등과 관련 있다. 귀는 감기 같은 감염 질환에 걸리면 이차적으로 염증이 잘 발생하는 부위다. 내이의 신경 조직을 둘러싼 혈관은 미세해서 염증·과로와 소음 노출 등 스트레스 환경으로 인해 혈행 장애가 나타나기 쉽다. 갑작스러운 큰소리는 내이의 달팽이관(청각)과 전정기관(평형감각) 부위에 순간적으로 심한 압력을 가해 청력 손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청력 손실 위험, 골든타임 일주일



돌발성 난청 환자는 주로 아침에 예고 없이 나타난 청력 저하·이명·어지럼증을 호소한다. 대화가 힘들어지면서 되묻는 상황이 많아진다. 권 교수는 “갑자기 못 들으면 소리를 인식하는 체계에 변화가 나타나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내이의 전정 신경이 영향을 받으면 균형을 잡아주는 기능에 영향을 미쳐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응급 질환인 돌발성 난청의 치료 골든타임은 일주일 정도다. 권 교수는 “병의 경과가 좋지 않은 환자는 난청 정도가 심하거나 치료 시기가 늦은 경우다. 일주일 이내 치료 받으면 70% 이상 회복되나 이 시기를 넘기면 치료 확률은 20% 미만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평소 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면 돌발성 난청이 발생했을 때 영구적인 청력 손실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돌발성 난청 증상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바로 검사할 것을 권한다. 소아와 고령층에서도 치료 확률이 떨어지므로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권 교수는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는 증상을 느끼고 불편함이 있음에도 좋아지겠지 하고 참고 참다 병원을 찾는 환자다. 자연 치료율이 높지 않은 질병이므로 신속히 조치해야 청력 장애가 남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며 “귀는 양측으로 들어야 청력에 10dB 정도 이득이 있다. 한쪽을 못 들으면 다른 쪽 귀도 평상시만큼은 못 듣게 된다”고 조언했다.

돌발성 난청 치료에는 강력한 항염증제인 스테로이드를 기본으로 한다. 염증 완화를 목적으로 먹는 약이나 주사 치료를 받는다. 치료 후에도 회복이 잘 안 될 정도로 청력 손상이 심각하면 일부에서는 보청기 등을 활용한 청각 재활을 고려해볼 수 있다. 소리 자극을 못 듣는 것이 인지 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돌발성 난청 예방·관리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은 기저 질환 관리다. 당뇨병·고지혈증·신부전·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 있으면 돌발성 난청 위험이 커진다. 혈액순환과 노폐물 배출 기능을 떨어뜨리는 질병들이다. 권 교수는 “귀 쪽 혈관은 미세해 혈관 관리를 잘해야 한다. 또 심장·신장 기능이 안 좋아 노폐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달팽이관·청신경·전정기관 손상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기저 질환을 엄격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뇨·고혈압 등 엄격히 관리해야



평소에는 귀의 피로도를 낮추는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청력 보호를 위해 휴대용 음향기기 사용 시 최대 음량의 60% 이하로 하루 60분 이내 사용을 권한다. 이어폰·헤드폰을 장시간 사용해야 하면 1시간 사용 후 5분은 휴식한다. 노래방 등 100dB 이상의 소음 환경에 15분 이상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청력 손상 위험이 있다. 이 같은 소음 환경에 장시간 있었다면 2~3일은 조용한 환경에서 귀를 쉬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기적 청력 검사로 자신의 귀 상태를 알아두는 것도 도움된다. 술·담배·커피와 짠 음식은 귀 신경을 자극하고 혈관 수축에 영향을 미치므로 줄이는 게 좋다.

■ 돌발성 난청

▶ 증상

청력 저하

이명·어지럼증

귀 먹먹함

▶ 예방·관리

당뇨병·고혈압 엄격히 조절

이어폰 1시간 사용 5분 휴식

증상 나타나면 7일 내 치료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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