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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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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킹 2위’ IBK기업은행 최정민 “감정을 눈물로 풀어서 울음이 많아...동생에게 팀 패딩 자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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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의 4년차 미들 블로커 최정민(21)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180cm의 단신임에도 세트당 블로킹 0.833개로 2위에 오르며 ‘깜짝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비 시즌간 김수지(36)의 흥국생명 이적으로 코트 가운데가 약할 것이라는 예상을 받았던 IBK기업은행이지만, 최정민의 활약이 있어 든든하다.

최정민은 24일 화성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2라운드 정관장과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서브득점 1개와 블로킹 2개 포함 10점을 올리며 IBK기업은행의 3-1(25-19 28-26 23-25 25-22)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챙긴 IBK기업은행은 승점 14(5승6패)로 정관장(승점 13, 4승7패), 도로공사(승점 12, 3승7패)를 제치고 6위에서 4위로 두 계단이나 올라섰다. 반면 1라운드를 4승2패로 시작했던 정관장은 이날 패배로 2라운드 5전 전패의 수렁에 빠졌다.

경기 전 김호철 감독은 최정민이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계속 주전으로 출전하면서 안정감이 생긴 모습이다.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다. 키가 좀 작아서 아쉬운 감이 있지만, 센스나 빠른 몸놀림 점프로 그 단점을 커버하고 있다”며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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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최정민의 센스가 돋보였다. 속공은 6개를 시도해 2개 성공에 그쳤지만, 오픈 공격을 9개 시도해 4개를 성공시켰다. 두 팀 다 끈질긴 수비로 길게 이어진 랠리가 많았는데, IBK기업은행의 세터 폰푼은 이단 연결 상황에서 주로 아베크롬비(35점)를 활용하면서도 이따금 최정민에게 올렸는데, 최정민은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개인 시간차성 오픈 공격도 척척 성공해내는 모습이었다.

이날 승부처는 2세트였다 IBK기업은행이 세트 스코어 1-0으로 앞선 가운데 2세트는 듀스에 돌입했다. 24-24에서 서버로 나선 최정민은 엔드라인을 길게 보고 때리는 두 개의 서브로 정관장 리시브를 흔들었다. 서브득점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첫 번째 서브에는 이소영의 리시브가 IBK기업은행 코트로 그대로 넘어와 황민경의 오픈 공격이 성공했다. 두 번째 서브엔 불안정한 상황에서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가 때린 연타가 코트 바깥으로 벗어났다. 최정민의 서브 2개로 2세트를 잡아낸 IBK기업은행은 3세트를 내줬지만, 4세트를 이겨내며 승점 3을 온전히 챙길 수 있었다.

최근 코트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일이 많았던 최정민이지만, 이날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경기 뒤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최정민에게 ‘오늘은 울지 않았나’라는 질문을 던지자 “네”라고 수줍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는 “평소에 눈물이 많다. 감정을 눈물을 흘리면서 푸는 것 같다”라면서 “팀이 이겨도 내 스스로가 만족한 경기를 하지 못하면 눈물이 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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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민의 인터뷰를 듣던 황민경은 “(최)정민이가 눈물을 흘리는 게 남들보다는 빠른 것 같다”라며 놀리면서도 “그래도 그런 마음이 있어야 선수는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저도 무슨 마음인지는 알아요. 다만 저는 (최)정민이 연차 때 코트에선 울지 않고 방에 가서 혼자 많이 울었어요”라고 말했다.

최정민에게 올 시즌 비약적으로 늘어난 블로킹의 비결에 대해 물었다. 본인도 그 이유를 잘 모르는 모습이었다. 최정민은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이 크게 바뀌지 않아서...공이 알아서 제 손에 오던데요”라며 어리둥절해 했다. 이를 들은 황민경이 “너 그렇게 말하면 안돼”라고 농담 섞인 핀잔을 주자 최정민은 “우리 팀 사이드 블로킹에 서는 언니들이 잘 해줘서 저는 코스만 잘 지키면 되요”라고 답했다.

플로터 서브지만, 상대팀들이 까다롭게 받는 최정민의 서브는 어떤 포인트로 때리는 걸까. 최정민은 “코트 엔드라인에 똑 떨어질 수 있게 때리려고 연습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때론 크게 밀려나가기도 한다. 너무 힘이 들어가서 그렇다. 에이스에 대한 욕심이 생기면 그렇게 되더라”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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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의 이적으로 중앙이 약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뒤집기 위해 최정민과 김현정, 임혜림 등 어린 연차의 미들 블로커들끼리 똘똘 뭉쳐서 해내고 있단다. 최정민은 “저희들도 비시즌 간 훈련 과정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도 해보자고, 우리끼리 이겨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감독님도 ‘중앙이 약하다는 소리가 많이 나오는 데, 그런 소리 듣기 싫으니 잘 해보자’라고 힘을 주셨다”라고 말했다.

정관장에는 최정민의 친동생인 리베로 최효서가 뛰고 있다. 이날 동생과 만나서 무슨 얘기를 나눴냐고 묻자 최정민은 “경기 전에 만나서 배구 얘기는 거의 안 했어요. 우리 팀에서 지급된 패딩이 노스페이스 눕시 패딩이라고 (최)효서한테 자랑했어요. 확실히 정관장 팀 패딩보다는 저희 패딩이 더 예쁘고, 비싼거 같아서요”라고 답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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