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15억원 뇌물’ 감사원 3급 간부 기소 요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뇌물 수수 혐의 등을 받는 감사원 3급 간부를 기소해 달라며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뉴스1

공수처 수사2부(부장 송창진)는 24일 감사원 3급 간부 김모씨와 김씨가 운영하던 회사의 명목상 대표이사였던 A씨를 뇌물 수수, 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공소 제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고위 공직자 가운데 법관, 검사와 경무관 이상 경찰관은 공수처가 직접 기소할 수 있지만, 이밖의 고위 공직자 기소 여부는 검찰이 판단하게 돼 있다.

공수처는 “김씨가 전기공사 업체를 차명으로 설립해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자신의 감사 대상 건설·토목 기업으로부터 전기공사 하도급 대금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한 뒤 사적으로 유용했으며, 뇌물을 준 기업의 대형 사업 수주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수처에 따르면, 김씨는 민간 건설 시공사와 토목 공기업이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맺도록 해 대금 명목으로 15억8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또 자신이 차명으로 설립한 업체에서 13억2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김씨는 2000년 감사원으로 옮긴 후 주로 건설·토목 분야 감사 부서에서 일했다. 감사원은 2021년 10월 김씨가 건설업체 등에서 금품을 받은 정황도 포착해 공수처에 수사를 의뢰했다. 공수처법상 감사원 3급 이상 공무원의 수뢰 혐의는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 범죄에 해당한다. 공수처는 작년 2월 A씨를 정식 입건하고 두 차례에 걸친 감사원 압수 수색 등을 통해 내부 감찰 자료 등을 확보했다. 공수처는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지난 9일 “김씨가 (공사 계약 등에) 개입했음을 인정할 수 있는 직접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고, 현재까지 현출된 증거들에 대해서는 반대 신문권의 보장이 필요하다고 보인다”며 기각했다.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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