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15억대 뇌물수수’ 감사원 3급 간부 기소 요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제공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건설사들로부터 15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감사원 간부에 대해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송창진)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를 받는 감사원 3급 간부 김모씨를 기소해달라고 24일 서울중앙지검에 요구했다. 김씨외에도 뇌물을 제공한 업체 관계자 등 6명도 기소 요구 대상에 포함됐다.

공수처에 따르면 김씨는 감사원에 재직하며 2013년부터 차명으로 A주식회사 등 전기공사 업체를 만든 뒤 실질적으로 운영해왔다. 김씨는 감사 지원 업무 과정에서 친분을 쌓은 건설 시공사 관계자 등으로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전기공사 업체와 전기공사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하도급 대금 명목으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뇌물 공여 기업으로부터 뇌물 수수의 대가로 국내 대형 토목 사업 수주에 도움을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김씨는 자신의 감사 대상이자 사업 입찰심의위원인 정부 부처 소속 공무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수처는 김씨가 민간 기업과 공기업 등으로부터 받은 뇌물이 총 15억80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는 A사 대표와 공모해 2014년 7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13억2000여만원 상당의 법인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감사원은 2021년 김씨의 비위 정황을 포착하고 그해 10월 공수처에 수사를 의뢰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2월 감사원을 압수수색해서 자료를 확보한 뒤 지난달 27일과 지난 1일 두 차례 김씨를 불러 조사했다. 공수처는 이달까지 김씨를 포함한 관련자 119명을 불러 조사했다고 한다. 공수처는 지난 8일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상당수의 공사 부분에 있어 피의자가 개입했음을 인정할 수 있는 직접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3급 이상 감사원 공무원의 뇌물수수 혐의는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지만 기소는 검찰이 한다. 검찰은 공수처의 사건 기록을 검토한 뒤 기소 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된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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