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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빈대 공포 확산

“출동해도 허탕 일쑤”…‘방역 만전’에도 빈대가 적게 발견되는 이유[우리 곁의 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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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정부 ‘빈대 확산 방지 정부합동대응회의’

이달 19일까지 빈대 발생 신고 건수 108건

신고 대비 10건 중 3건꼴

지자체 “다른 유충 혼동해 신고하기도”

전문가들 “실제 발견 적어도 빈대는 늘 발생 가능”

“방역 경각심 늦춰선 안 돼”

헤럴드경제

[우리 곁의 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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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대구 중구 한 숙박업소에서 대구시 위생정책과, 중구 위생과 직원들이 빈대 확산 방지를 위한 공중위생업소 점검을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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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집 안에 빈대가 나타났다고 해서 출동했는데, 실제 가보면 아무것도 없어요. 간단한 예방 수칙만 알려주고 끝나는 게 대부분이에요.”

서울 구로구청 관계자는 관할 지역 내 들어오는 빈대 신고와 실제 발생 현황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해당 자치구에 접수된 신고 8건 가운데 실제 빈대가 발생한 경우는 1건이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가도 빈대가 실제로 발견되는 경우는 적다는 얘기다.

빈대가 출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정부 차원의 대응이 나오고 있지만, 신고 현장에서 빈대를 발견한 사례는 드문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이 빈대로 의심되는 해충을 발견하거나 몸에 가려움증이 생겼을 때 신고하고 있는데, 실제론 빈대가 아닌 유충들의 흔적이 발견되거나 아예 빈대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빈대 확산 방지 정부합동대응회의’에 따르면 이달 13일부터 19일까지 한 주 동안의 지자체 등 정부에 189건의 신고가 접수, 이 중 실제로 빈대 발생이 확인된 건은 55건이었다. 지난달 31일부터 접수된 신고와 실제 발생 현황이 각각 365건, 108건인 점을 고려하면 빈대를 실제로 발견한 경우는 10건 중 3건 꼴인 셈이다.

빈대 확산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자체에서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3일부터 빈대를 발견할 경우 각 자치구 보건소, 120다산콜센터를 통해 신고할 수 있는 ‘빈대발생 신고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시는 자치구 등과 즉각 보고할 수 있는 상황관리 체계를 구축해 서울 내 발생상황을 관리, 빈대 발생 의심 또는 발생시 관련부서 또는 보건소가 직접 출동해 현장을 확인하고 방역을 지원하고 있다.

자치구별로 빈대 발생 상황을 취합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동작구청 관계자는 “최근 들어 국민들이 많이 빈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달(11월) 기준 20여건의 상담 민원이 접수됐지만, 실제 (빈대가) 발견된 사례는 1건이었다”며 “신고자에게 빈대가 숨을 만한 구석을 살펴보고 고열 건조 방법 등 물리적 방제를 먼저 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화학적 방제에 대해선 사용되는 약품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으니 국소적으로 위험 부분만 분무하라고 알려주고, 지역 방역업체를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해숙 서울시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접수된 신고 사진을 보면 빈대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실제 현장에서도 바퀴벌레 등 다른 유충인 것으로 확인되기도 한다”며 “(다만) 빈대는 섭취를 하지 않는 상대에도 최장 360일은 생존할 수 있고, 부화하기 전 알은 크기가 5㎜에 지나지 않아 사람의 눈을 피해 있다 추후 깨어나면 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의심이 되면 전문 방역업체에 의뢰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라오는 빈대 사진을 보면서 신고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SNS에서 빈대 사진이 올라오는 경우도 많고, 정부도 빈대 방역에 만전을 가하고 있어서 시민들도 최근 들어 ‘자신들의 집에도 빈대가 있지 않을까’는 우려에 신고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빈대는 전염병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기에 빈대가 발견될 경우 시민들에 자체적으로 방역업체를 의뢰하는 것이 맞지만, 쪽방촌 등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취약 시설에는 지자체가 지역 방역업체에 대한 비용을 일부분 보조하는 등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빈대를 박멸하기 위해선 시민들이 경각심을 낮춰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 교수는 “들어오는 신고에 비해 실제로 빈대가 발견되는 경우는 적지만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이나 해외를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기에 빈대는 언제든 나타날 위험이 있다”며 “빈대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지속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대응에 나서야 프랑스 등 빈대 출몰이 심한 해외국가 만큼 상황이 악화될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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