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방역작업 현장 자료사진. 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방역 담당 직원들이 제2터미널 라운지에서 빈대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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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최근 인천 모 중학교에서 빈대가 출몰해 불안감이 확산한 가운데 일선 학교에서 방제 업무를 두고 교육공무원과 보건교사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21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는 지난 16일 시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빈대 방제 대책 관련 업무를 일선 학교 보건교사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시교육청은 빈대 방제에 대한 무분별한 내용을 담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며 "빈대 등 해충을 없애는 방제 작업은 학교시설관리 업무로 해당 부서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교육당국은 빈대 대책 방안 및 학교 점검에 대한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내며 '2차적인 피부염, 드문 경우의 아나필락시스 발생이 가능하다'며 건강관리 내용을 포함했다.
이에 보건교사들은 빈대가 감염병 매개 곤충이 아닌데도 교육당국은 업무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채 질병 가능성을 언급하며 책임을 전가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김순향 전교조 보건위원장은 "빈대 관련 대응은 일반 해충 방제와 다를 게 없다"며 "보건교사들이 학교에서 직접 모기나 쥐를 잡으러 다니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선 학교 교육공무원들은 "일부 보건교사들이 공문의 본질을 무시하고 단순 방역과 소독은 보건교사의 업무가 아니라는 핑계로 행정실에 업무 떠넘기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시교육청 공무원노동조합은 "보건교사는 물린 자국을 판단해 빈대에 의한 것인지 다른 질병으로 발생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빈대에게 물린 것으로 확인될 경우 소독을 통한 방역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각종 질병의 예방조치와 보건지도, 학생·교직원 건강 관찰은 보건교사의 직무"라며 "더는 불필요한 학교 현장의 분란을 조장하지 않도록 각 학교장은 관리·감독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교육당국이 빈대 점검이나 대응 업무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으면서 학교 현장의 갈등을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학교장 재량에 따라 관련 업무를 맡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교육청에서 섣불리 결정할 것이 아니라 학교마다 협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인천에서는 지난달 6일과 이달 9일 서구 모 중학교 교실에서 잇따라 빈대가 발견됐다. 학교 측은 빈대가 처음 발견된 날부터 한 달 넘게 해충 방제 작업을 진행했지만, 빈대를 완전히 박멸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대는 주로 어두운 장소나 벽의 틈새 등에서 숨어 살면서 사람이나 동물의 피를 먹지 않고도 수개월간 생존할 수 있고 살충제에 내성을 갖고 있어 박멸이 어려운 편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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