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선수단이 타임아웃에 후인정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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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지 않는다.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이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러 변화와 함께 부푼 마음으로 2023∼2024시즌을 준비했지만 마음처럼 풀리지 않는다. 지난 19일 삼성화재와의 2라운드 원정 경기를 패하며 시즌 연패 숫자가 무려 ‘9’까지 늘어났다.
한국전력과의 개막전을 세트스코어 3-2로 이긴 게 유일한 승리였다. 구단 최장 연패 기록인 2019∼2020시즌 12연패 이후 4년 만에 가파른 9연패 내리막이 찾아왔다. 당시 KB손해보험은 올 시즌과 마찬가지로 개막전 3-2 승리 후, 12경기를 내리 내주며 한 달이 넘는 시간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올 시즌 전부터 객관적 전력 열세로 분류됐던 것은 사실이다. 비시즌 활발하게 움직이긴 했지만 뚜렷한 보강을 이루지 못했다. 과감한 투자로 FA 시장에서 국가대표 아웃사이드 히터 나경복을 데려왔지만, 그의 군 입대는 이미 정해져 있던 사실이다. 주전 세터 황택의의 군 공백도 우리카드와의 트레이드로 데려온 황승빈이 채웠지만, 이 또한 플러스가 아닌 단순 변화에 가까웠다.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이 고민에 빠져있다. 사진=KOVO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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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에 이어 동행 중인 안드레스 비예나가 고군분투하지만 힘에 부친다. 비예나는 20일 현재 리그 득점 1위(276점)에 올라있다. 하지만 KB손해보험이 타 팀보다 1경기를 더 치른 시점이다. 세트당 득점으로 세분화하면 경쟁력은 다소 떨어진다. 공격성공률도 50.21%로 전체 9위다.
단순한 공격 옵션 속에서 44.26%의 높은 공격 점유율을 책임지다 보니 체력적으로도 버겁다. 설상가상 그를 도울 아웃사이드 히터 황경민이 이탈했다. 16일 우리카드전에서 동료 홍상혁과 부딪혀 늑골 골절 부상을 입으면서 최소 한 달간 공백이 불가피하다.
풀리지 않는 중앙 고민도 숙제다. 나경복 영입의 반대급부로 우리카드가 미들블로커 박진우를 지명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포지션 전향을 시도한 한국민이 버티고 있지만, 짝을 이룰 김홍정, 우상조 등은 아직 물음표다. 코트 전체에 걸쳐 흔들린다.
항상 마지막 뒷심이 부족하다. 지난 연패 기간 풀세트 패배만 5번이다. 역전패도 잦다. 직전 삼성화재전은 ‘승승패패패’로 고개를 떨궜고, 이전 우리카드전도 2-1로 앞서다가 내리 2세트를 뺏겼다.
반대로 말하면 상황을 반전시킬 ‘모먼트’ 한 번이면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뜻이다. 침체된 분위기를 바꿀 후인정 감독의 리더십 그리고 이에 호응할 ‘미친 선수’의 등장이 간절해졌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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