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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2023] 짬내서 부산행… 유인촌‧김택진‧권혁빈의 ‘게임 돌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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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게임산업 관련 수장들이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3’에 모습을 드러내 저마다의 행보로 게임을 돌봤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들이 업계 미래를 엿볼 수 있는 현장을 찾은 것만으로도 유의미한 메시지가 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낡은 지스타 점퍼 입고… 업계 힘 실어준 유인촌=게임의 정부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유인촌 장관은 지스타 개막일을 앞둔 16일 부산 벡스코를 찾아 현장 부스를 사전 점검하고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에 참여했다.

문체부 장관이 지스타와 관련해 부산을 찾은 건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그간 문체부는 게임 주무부처임에도 업계 최대 행사인 지스타를 외면해 아쉬움을 남겼다. 2010년대 들어 지스타를 찾은 문체부 장관은 3명에 불과하다. 유 장관의 전임자인 박보균 전 장관은 팬데믹 이후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지스타도 불참했다.

유 장관은 지난달 취임 직후부터 친(親) 게임 행보를 보여 기대를 모았다.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지스타 참여 의사를 피력한 그는, 청년 개발자를 만난 업계 관련 첫 현장 행보에 자신이 14년 전 디자인한 지스타 점퍼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유 장관의 강한 의지와 달리, 지스타 개막식 참석은 불발됐다. 한 해 예산을 결정하는 국회 전체 회의가 마련돼서다. 이에 유 장관은 개막 전날 현장을 찾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유 장관은 이날 현장 점검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게임업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지스타에 연속 참석하면서 디자인한 자켓이다. 아직까지 버리지 않은 이유가 있다. 당시 게임을 어떻게 지원할까, 이용자나 개발자들에게 어떻게 힘을 실어줄까 고민한 결과이기 때문”이라며 “당시에도 게임을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다. 지스타에 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게임은 이제 그때보다 훨씬 규모도 커지고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밝혔다.

이후 유 장관은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와 함께 위메이드 부스를 둘러봤다. 위메이드 신작 야구 게임 ‘판타스틱4 베이스볼’도 시연했다. 그런 다음엔 시상식장으로 향해 개발자들을 축하하고 격려하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 장관은 문체부를 통해 “우리 게임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을 보니 매우 놀랍고 자랑스럽다”며 게임산업 재도약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유 장관의 지스타행에 업계 관계자들의 어깨에도 힘이 들어간 모양새다. 장 대표는 다음날 기자 간담회에서 “장관님께서 게임 하나하나 세심하게 보셨다”며 “예산 심의 일정 때문에 일찍 가셔야 함에도 4년 만에 직접 오셔서 게임대상 시상을 해준 것도 뜻깊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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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부스 점검‧취재진과 소통… 든든했던 김택진=엔씨소프트(이하 엔씨) 김택진 대표는 8년 만에 지스타에 복귀하며 변화 의지를 강조한 엔씨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엔씨의 지스타 참가를 두고, 업계에선 다양한 시각이 나왔다. 엔씨는 최근 주력 상품인 ‘리니지’ 지식재산(IP)의 경쟁력 약화로 성장세가 주춤했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회사 안팎의 요구가 심화되는 가운데, 엔씨는 장르와 플랫폼을 다변화한 신작을 앞세워 지스타 참가를 결정했다. 8년 만에, 그것도 리니지 없이 지스타에 나왔다는 부분에서 엔씨 위기감을 엿볼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김 대표의 지스타 참석 여부는 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다.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그가 공개적으로 나서 현장을 돌볼 것인지를 놓고 이목이 쏠렸다.

지스타 개막일까지도 김 대표의 지스타 참석 여부는 안갯속이었다. 전날 엔씨는 김 대표가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갑작스러운 일정이 생기면서 불참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에 개막식에는 구현범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대신 참석했다.

하지만 일정을 마친 김 대표가 재차 현장 방문 의지를 나타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김 대표가 현장을 찾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엔씨 부스 앞은 몰려든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인파를 피해 부스 내부로 이동한 김 대표는 이내 자처해 단상에 올라 취재진과 마주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확신에 찬 어조로 엔씨의 변화 의지를 강조하고,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회사를 향한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애썼다.

김 대표는 “8년 만이라 부족한 부분이 없을까 걱정해 밤부터 새벽까지 하나하나 부스를 살폈다”며 “새 장르를 만들기 위한 그간의 노력에 관람객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스타에 출품한 신작 ‘LLL’과 ‘BSS’, ‘배틀크러쉬’를 언급하면서 급변하는 게임산업 속에서 엔씨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세대가 게임 고객이 되고 있다며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려 노력 중이라고 부연했다.

엔씨의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도 했다. 김 대표는 “내후년이 훨씬 기다려진다. 보여드리고 싶은 작품이 몇 개 더 있다. 한 걸음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깜짝 행보에 엔씨 내부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엔씨 관계자는 “대표님이 밤새 부스를 점검했다. 취재진과 대화도 자처하신 것”이라며 “LLL을 비롯한 신작도 아직 유심히 들여다보신다. 게임에 진심이신 분”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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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권혁빈, 미래 먹거리 응원하러 깜짝 행차=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는 16일 오후 3시께 깜작 지스타 현장을 찾아 화제를 모았다.

권 CVO가 지스타에 방문한 건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2019년은 자사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가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해다.

권 대표가 이번 지스타를 찾은 배경에도 로스트아크가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 IP를 모바일로 이식한 ‘로스트아크모바일’을 들고 9년 만에 지스타에 복귀했다. 로스트아크는 ‘크로스파이어’와 더불어 스마일게이트의 핵심 먹거리다. 로스트아크모바일이 흥행 대열에 합류하면 스마일게이트 성장세는 급격한 우상향을 그릴 것으로 기대된다. 로스트아크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RPG의 기업공개(IPO)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권 CVO로선 현장을 찾아 관람객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이날 스마일게이트 부스는 게임 시연을 기다리는 관람객의 대기열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스마일게이트에 따르면 이날에만 6500여명의 관람객이 부스를 찾았다.

한편, 권 CVO는 위메이드와 넷마블, 크래프톤, 엔씨 부스를 방문해 직접 게임까지 시연, 1시간 가까이 업계 현황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권 CVO는 시연 중 담당자에게 게임과 관련해 여러 질문을 하는 등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응원하러 왔다”며 업계 동반자들에 격려를 보내면서도, 가장 기대되는 게임으로는 로스트아크모바일을 꼽는 등 자사 게임에 대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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