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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군인된 '한국 청년' 우크라 전쟁 참여?…외교부 답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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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서울에서 살다 러시아에 자원 입대해 근무 중이라고 밝힌 청년이 러시아 매체 AIF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러시아 SNS 브콘탁테 AIF 계정 동영상 갈무리


한국인 청년이 러시아군에 자원 입대해 우크라이나 전장에 실전 배치됐다는 러시아 매체의 보도와 관련, 우리 외교부는 "현재 확인해줄 내용은 없다"며 진위를 명확히 가르지 않는 입장을 17일 냈다. 우크라이나 전역은 우리 정부가 여행금지 구역으로 지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청년이 보도내용대로 우크라이나에 갔다면 우리나라의 여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처벌될 소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면 외교부는 러시아 매체 AIF(논쟁과 사실)의 보도와 관련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질의에 "보도내용은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진위 확인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러시아 매체 AIF(논쟁과 사실)는 지난 14일 국제여단 파트냐슈카에 배치된 동양인 청년과 인터뷰를 소개하면서 이 청년이 한국 국적으로 서울에서 왔다고 보도했다. AIF는 이 청년이 서울에서 돈바스(우크라이나 도네츠크·루한스크)로 넘어와 러시아 제 1군단 소속 국제여단 '퍄트나슈카'에 합류한 것으로 보도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했다. 하지만 이근 전 해군 특수전전단(UDT) 대위는 그 이후 외교부의 허가 없이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했다가 여권법 위반 등으로 처벌됐다.

다만 이 청년은 AIF와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가장 안정된 대통령"이라며 러시아 시민권을 얻고 러시아에서 거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시민으로 러시아에 거주할 경우 국내 처벌은 피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전 대위의 경우 사문화된 사전죄(私戰罪) 적용 여부가 쟁점이 됐지만, 사전죄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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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네츠크 로이터=뉴스1) 정지윤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이 계속되는 가운데 24일(현지시간) 포격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현장에서 한 소방관이 걸어가고 있다. 2023.10.25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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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죄란 형법상 국가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사로이 외국을 상대로 전투 행위를 한 사람을 처벌하는 조항인데 법 제정 이후 적용된 전례가 없다. 이 전 대위 사건에서는 사전죄 적용시 프랑스 외인부대 등에서 용병으로 활동하는 한국인에 대한 판단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 청년은 방한용품으로 얼굴을 가리고 영어로 인터뷰에 응했으며 "왜 러시아로 오기로 결정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서구 국가들은 심연으로 빠져들고 있다" "LGBT(성소수자) 아젠다가 만연해 있다" 등의 답변을 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좋은 대통령이지만 바이든 정권 하에서 상황이 악화됐다"며 "미국은 진보 성향이 강화되고 있으며 다른 국가에 이를 강요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보존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청년은 "한국 언론이 미국에서 나오는 정보를 그대로 베끼기 때문에 한국에 반(反)러시아 정서가 강하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은 자원이 없는 나라라 러시아는 한국에 매우 중요한 국가"라며 "한국이 러시아 자원을 이용할 수 있다면 경제는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이 그립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스마트폰이 있어서 언제든 연락할 수 있다"며 "이제 막 막사 생활에 적응 중이다. 휴일에 쉴 만한 아파트를 임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이 청년은 "한국 음식이 그립다"며 "여기에 (한국 음식을 할 만한) 재료가 없다"고 했다.

이 청년은 2015년 한국에 거주할 때 드론을 날려본 경험이 있다면서 러시아 군에서도 드론 관련 병과에 근무할 예정이라고 했다.

"가족과 친구들은 당신의 선택에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고 AIF가 묻자 이 청년은 "그들은 내가 자원봉사(러시아 자원입대)를 한다는 사실을 모른다"며 "러시아에 간다고 말했을 뿐이다. 나를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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