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삼석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 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657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세부 심의를 위한 1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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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16일 내년도 외교 관련 심사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비용을 두고 충돌하면서 끝내 회의가 중단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상외교 예산이 과다하게 책정됐다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수출시장 개척 등 국익을 위한 예산이라고 맞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는 이날 국방부·외교부 소관 예산안에 대한 감액 심사를 진행했다. 앞서 외교통일위원회는 271억1,300만 원이 편성된 '정상 및 총리외교' 정부 원안을 수용해 예결특위로 넘겼다.
민주당 의원은 약 22억 원을 감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종환 의원은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이 정상외교에서 지출한 비용이 각각 연평균 182억 원, 163억 원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2022년과 2023년 10월까지 (현 정부의) 집행액을 보니 651억8,700만 원인데 굉장히 큰 비용을 지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본예산보다 예비비가 더 사용됐다는 것인데, 이것은 국회 예산심의권의 침해이자 순방 비용이 과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장호진 외교부 1차관도 "5년 전과 비교해 물가상승률이 31%이며, 항공료나 호텔, 숙박비 등은 다른 분야보다 훨씬 많이 올랐다. 비용이 두 배 가까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정상외교가 놀러 가는 것은 아니지 않나. 우리 국회에서도 정상외교에 관해서는 전폭적으로 뒷받침하는 게 맞다"며 "정상외교를 어떤 내용으로 가냐, 가서 어떤 일을 하냐가 중요하지 비용 가지고 (지적)하는 것이 맞느냐"고 정부 측을 엄호했다.
그러자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영업사원(윤 대통령)이 쓰시는 돈이 너무 많으시다. 공적개발원조(ODA)부터 정상외교까지, 아껴야 하는데 아낄 데가 없다"며 "대통령과 국방비를 쓰는 것을 보니 국민들만 어렵겠다"고 꼬집었다. 여야는 해당 예산을 보류하고 간사 간 협의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다.
여야는 347억3,900만 원이 편성된 '2024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최' 예산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소위 자료에 정상회의와 부대회의를 하는 데 303억 원이 들고, 준비기획단에 29억 원이 든다고만 돼 있다"며 "언제부터, 몇 개국을 초청하고, 무엇을 하는 건지 전혀 모르고 '대통령이 하니까 통과시키자'고 하면 우리가 왜 여기 앉아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정상외교라는 것은 하고 싶어도 능력이 없으면 못 한다"며 "한 번 다녀오실 때마다 엄청난 수출시장을 개척하는데, 너무 이상한 시각으로 보지 마시라"고 했다. 그러던 중 조 의원이 '자료를 보고 얘기하자'며 반박하자, 발언을 방해한다며 두 의원 간 고성이 오갔다. 결국 감정싸움이 격화되면서 회의가 정회됐고, 서삼석 예결위원장은 이후 산회를 선포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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