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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살충제도 안 먹히는 '슈퍼 빈대'까지 출현…지구촌이 '빈대 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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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 하면 옛날 영화에나 나올 법했는데 갑자기 빈대 공포증이 현실이 됐습니다.

앞서 보신것 처럼 말 그대로 재난이 됐는데요.

이 빈대 공포증,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왜 이럴까요.

먼저 지구 온난화 때문입니다.

지금 보시는 지도, 세계 빈대 분포도입니다.

여기 빨간색으로 표시된 지역이 최근 우리나라에 나타난 열대 빈대가 살던 곳입니다.

이 빈대, 원래 서식지에서 벗어나 유럽, 호주, 일본까지 번져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더운 지역에서만 살던 게 기온이 낮은 곳에서도 살 수 있게 된 겁니다.

빈대 사진 한번 보시겠습니다.

왼쪽은 우리나라 토종 빈대, 오른쪽은 외래종 열대 빈대인데요.

비슷해 보이지만 외래종이 상대적으로 더 작고 날씬하게 생겼습니다.

그만큼 잡기는 더 힘듭니다.

엔데믹이 이런 빈대 이동을 가속화시켰다는 분석입니다.

사람과 화물 이동이 많아지면서 사람 피를 빠는 빈대도 함께 이동하는 겁니다.

우리나라 빈대 유입 경로를 보면요.

열대 빈대가 살던 지역 이주 노동자 또는 외국인 여행객들이 빈대와 함께 우리나라에 들어옵니다.

빈대가 박멸되지 않은 지역 주민들은 '간지럽다' '따갑다' 수준이지 크게 불편을 못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기숙사 고시원 등 주거 열악 지역에, 여행객들은 호텔, 사우나 같은 곳에 빈대를 옮겨 놨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난 몇 십 년 빈대가 없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통과 공포를 크게 느끼는 겁니다.

문제는 이런 빈대의 내성,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대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논문을 보면요.

빈대에는 피레스로이드라는 성분 살충제를 사용하는데 열대 빈대는 이 성분에 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살충제로는 박멸이 잘 안되고요 어중간한 살충제, 뿌리고 살아남는 과정이 반복될수록 내성만 강해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기존보다 1000배 센 살충제를 뿌려도 죽지 않는 슈퍼 빈대도 확인됐습니다.

옛말에 빈대 잡으려다 초가 삼간 태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잡기 힘들다는 얘기인데 '빈대 전쟁', 어쩌면 이제부터 시작일지 모릅니다.

박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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