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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빈대 공포 확산

“빈대 나온 옷은 30분 고온 건조… 여행땐 소지품 비닐 밀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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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빈대포비아, 이렇게 대처를

좁은 부위에 3곳 이상 물렸다면… 긁지 말고 비누로 씻은 뒤 온찜질

‘플랑크톤 퇴적’ 규조토 가루 효과?… 인체 흡입시 위험, 절대 쓰면 안돼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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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 등 해외 주요 도시에서 기승을 불리던 흡혈 해충 빈대가 국내에서도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정부가 13일부터 4주 동안 ‘빈대 집중 점검 및 방제 기간’을 선포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수도권과 영남권에 이어 충청권에서도 빈대가 발견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막연하게 불안해하기보다 빈대의 습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대처법을 숙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 발견 시 세탁기에서 고온 건조

빈대는 납작한 모양으로 크기는 1∼6mm 정도다. 질병을 옮기진 않지만 퇴치가 어렵고 물릴 경우 붉은 반점과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해 악명이 높다. 매트리스나 카펫 등 섬유 제품뿐 아니라 서랍과 찬장 틈, 전기 콘센트 안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좁은 틈에 숨어 생활한다.

전문가들은 어두운 곳에 숨어드는 빈대 습성을 감안할 때 해외에서 입국한 이들의 의류나 여행용 가방을 통해 유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던 해외여행이 재개된 영향이라는 것이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해외여행을 간 경우 숙소 등에서 여행용 가방을 반드시 잠그고 의류 등은 비닐에 밀봉해 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입국 및 귀가 전에 미리 여행 가방을 열어 빈대 흔적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도 있다. 일상 속에선 외투를 집 밖에서 털고 들어가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갈라진 벽지나 벽 틈 등에 빈대가 숨어들기 쉬운 만큼 미리 메워 두는 것도 좋다.

빈대가 가정에서 발견된 경우 고온으로 대처해야 한다. 빈대는 열에 취약해 50도 이상 고온에 노출되면 사멸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빈대가 발견된 의류나 침대 커버 등을 세탁기나 건조기에 넣고 50∼60도에서 30분 이상 건조할 것을 권한다. 세탁할 수 없는 매트리스나 벽지, 가구 등에는 스팀 다리미나 스팀 청소기, 드라이기 등을 사용해 꼼꼼히 열을 가해야 한다.

● 물리면 온찜질 후 병원 약국 찾아야

모기에게 물린 것보다 부기가 심하고 좁은 부위에 3곳 이상 집중적으로 물린 경우 빈대로 의심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빈대에게 물렸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부위를 물과 비누로 씻을 것을 권한다. 이후 의사나 약사를 찾아 치료 방법과 의약품 처방을 상의해야 한다. 병원이나 약국에선 가려움을 유발하는 독성인 히스타민을 억누를 수 있는 항히스타민제 연고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

냉찔짐보다는 온찜질이 효과적이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빈대의 타액이 단백질이라 온찜질이 분해에 효과적”이라며 “찜질용 팩이 없다면 드라이기로 적정 거리에서 계속 따뜻한 바람을 보내는 것도 좋다”고 했다. 긁지 않고 이 같은 조치를 취하면 특이 체질이 아닌 이상 1, 2주 뒤면 붓기가 가라앉는다.

최근 이른바 ‘빈대포비아’가 번지면서 잘못 알려진 대처법도 적지 않다. 식물성 플랑크톤 사체가 퇴적돼 생성된 규조토 가루를 뿌리면 빈대가 사라진다는 말이 인터넷 등에 퍼지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위험성이 더 크다고 지적한다.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은 “규조토는 인체 흡입 시 진폐증과 규폐증을 일으킬 수 있어 절대 사용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일각에선 빈대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통해 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서울 지하철 58%가 직물 소재 의자인데 그 아래 차가운 철제가 있어서 빈대 서식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베이킹소다나 좀약 등을 집 안에 두면 빈대 퇴치 효과가 있다는 소문도 사실무근이라고 한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한종호 인턴기자 성균관대 프랑스어문학과 수료
이수연 인턴기자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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