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떠나 천안역에서 멈춰 섰던 특급열차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4호차 30여 개 자리에서 빈대가 나타난 것이다. 빈대를 본 승객들이 일시에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혼란이 빚어졌다.
- 1970년 6월17일 경향신문 기사
위생이 나빴던 과거에나 발견되던 빈대가 다시 나온다는 신고가 전국에서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17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 한 학생이 빈대에 물렸다고 신고했습니다. 이후 인천의 한 사우나와 KTX 객실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이어졌습니다. 한 방역업체는 지난달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13개 구에서 24건의 방역 작업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보다 앞선 지난 5월부터 빈대한테 심각하게 시달린 곳이 있습니다. 지난달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한 고시원 벽지에는 검은 얼룩이 가득했습니다. 모두 빈대를 잡은 자국입니다. 방문의 떼어진 시트지 사이로 빈대 배설물과 알을 깐 흔적도 가득했습니다.
방끼리 붙어 있는 구조인 쪽방촌과 고시원은 빈대가 퍼지기 더욱더 쉬운 환경입니다. 동자동 고시원 일대에는 3년 전부터 빈대가 발견되었고 올해 가장 많은 수가 발견됐습니다. 이곳의 한 고시원 사장 A씨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3일에 한 번 약을 쳐도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구 중림동의 다른 고시원에 사는 B씨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여름 일주일 사이 잡은 빈대는 약 300마리”라며 “저녁만 되면 발끝부터 사타구니까지 올라와서 괴로웠다”라고 말했습니다.
빈대는 ‘베드버그(bed bug)’라고도 불리며, 주로 야간에 따뜻한 곳을 찾아다닙니다. 사람의 피를 빨아서 심한 피부 가려움증이나 2차 피부감염을 일으킵니다.
빈대는 과거 국내에서 흔했습니다. 1970년대 맹독성 살충제인 DDT를 뿌리고, 주거 환경이 개선되면서 거의 사라졌지만 최근 다시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숙박·목욕 시설과 쪽방촌, 고시원에 대한 관리와 대중교통에 대해 강도 높은 방역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또 정부는 지난 3일 합동대책본부를 꾸렸고 그로부터 나흘 후, 빈대 확산 방지를 위한 현황판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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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영 PD young@kyunghyang.com,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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