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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빈대 공포 확산

“출근길 지하철 자리 나도 못 앉겠다”···불안감에 ‘빈대 노이로제’ 걸린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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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에 빈대가 출몰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시간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지하철에 빈자리가 생기더라도 빈대가 옮겨붙을까 잘 앉으려 하지 않는 시민이 있는가 하면, 헬스장이나 영화관 등 공공장소 이용을 꺼리는 시민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급기야 '규조토' 등 확인되지 않은 민간 퇴치요법도 등장했다.

8일 정부 합동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접수된 빈대 의심 신고건수는 30여건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4년부터 약 10년간 관련 신고는 9건에 불과했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대구 계명대 기숙사에서 발견된 이후 지난달 인천 모 사우나 등 전국 각지에서 출몰하고 있다.

빈대는 좁은 문틈에 숨어들어 좀처럼 '박멸'이 어렵다. 피를 빨지 않아도 성충은 최장 6개월가량 생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방제 전문가들은 바퀴벌레보다도 처리 난도가 높은 해충으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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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빈대 포비아(공포증)'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지하철 좌석에 빈자리가 생기더라도 앉지 않는다는 후기 글이 상당하다. 직물 소재로 되어있는 좌석에는 빈대가 살고 있다는 소문이 확산하면서다.

서울교통공사에는 전날까지 4건의 빈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다만 모두 실제 빈대가 발견되진 않았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직물 좌석의 경우 주기적으로 고온 스팀 청소를 따로 하고 있다"며 "살충을 위한 방역도 따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택배를 통해 빈대가 옮겨올 수 있다는 우려에 집안으로 들여놓지 않는 이들도 상당하다. 최근 모 대형 유통업체 물류센터에서 빈대가 발견됐다는 글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기도 했다. 다만 업체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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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 퇴치를 위한 '민간요법'도 등장하고 있다. 규조토는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방법이다. X(구 트위터) 등 SNS 등에는 "빈대를 퇴치하기 위해 집 곳곳에 규조토를 뿌려놨다"는 후기가 다수 올라와 있다.

규조토는 단세포 생물의 일종인 규조의 유해가 쌓여 형성된 토양이다. 입자 자체가 날카로워 일부 효과는 있지만, 호흡기를 통해 사람의 체내로 들어갈 경우 폐 조직이나 림프절 등에 축적돼 부작용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격이다.

빈대 확산 초기에는 '바퀴벌레가 빈대가 천적이다'라는 글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 역시 검증되지 않은 '가짜뉴스'다.

정부는 빈대 발견 시 고열 스팀을 서식 장소에 분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빈대는 열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침대, 매트리스, 소파, 가구 등 빈대에 오염된 모든 장소를 청소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아울러 알이 부화되는 시기를 고려하여, 7~14일 후에 서식처 주변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정부는 빈대의 살충제 내성에 대비해 더 강력한 살충제 도입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남윤정 기자 yjn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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