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해 1월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뇌물수수 혐의'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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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부실수사 의혹을 받아온 '김학의 별장 성접대' 사건 1차 수사팀 검사들을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사건 공소시효 만료를 이틀 앞두고 내린 결론이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 박석일)는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된 윤모 변호사(전직 검사)와 현직 검사 2명에 대해 불기소 결정했다. 윤 변호사는 2013년 김학의 성접대 의혹 사건 1차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이었고, 검사 2명은 당시 수사팀 소속이었다.
공수처는 이들이 의도적으로 직무를 유기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공수처는 "2013년 수사 당시의 상황, 2019년 재수사단 수사 당시의 상황은 △수사 착수 배경 △수사의 주된 방향 △수사 여건 △수사 규모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며 "(당시 검사들이) 김 전 차관의 뇌물 혐의 등을 혐의를 명백히 인식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을 정도의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불기소 이유를 밝혔다. 또 "2013년 1차 수사기록 검토 결과, 수사팀 검사들이 사실을 명백히 인식하고도 의도적으로 직무를 유기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건의 단초가 된 '별장 성접대 의혹'은 2006~2007년 검사 신분이던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뇌물과 함께 성접대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2013년 3월 김학의 법무부 차관 임명 직후 의혹이 불거졌고, 임명 6일 만에 김 전 차관은 직을 내려놓았다.
당시 경찰은 2013년 7월 김 전 차관과 윤씨를 특수강간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넉 달 후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2015년 검찰의 2차 수사 결과도 무혐의였다. 이후 2019년 5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권고에 따라 재수사가 이뤄졌고, 같은 해 김 전 차관은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윤씨는 특가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지난해 김 전 차관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소(실체적 소송 조건이 결여된 이유로 소송을 종결)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장은 올해 7월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을 처음 수사한 검사들이 범죄를 알고도 무혐의 처분했다"며 공수처에 고발했다. 수사팀이 김 전 차관의 뇌물 등 혐의를 인지하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그는 김 전 차관 재수사 과정에서 불법 출국금지 의혹에 연루돼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지만, 검찰이 항소해 2심 재판 중이다.
차 전 본부장은 9일 법원에 재정신청서를 제출해 불기소 처분의 타당성을 가려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재정신청은 검사의 불기소 처분 등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불복 절차다. 관할 고법이 그 신청이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공수처는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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