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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빈대 공포 확산

"KTX 탔는데 코트에…" 대중교통·택배 '빈대 목격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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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빈대 발견" "택배 가방서도"
한 달 새 빈대 의심 신고 약 10여 건
정부 '빈대 현황판'·대체 살충제 도입

한국일보

6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쪽방상담소에 '빈대주의'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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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시설에 이어 대중교통과 택배 등에서도 빈대를 발견했다는 목격담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하고 있다. 빈대는 감염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인체 흡혈로 수면을 방해하고 심한 가려움증과 피부 염증을 유발하는 해충이다.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빈대로 추정되는 사진과 함께 '트렌치코트에서 빈대 발견한 사람입니다. 이거 빈대 맞죠?'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수원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대전역에서 KTX로 환승한 뒤 동대구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했다"며 "코트를 벗어 책상 위에 뒀는데 벌레 한 마리가 나와 휴지로 잡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부터 옷에 붙어 있었는지 알 수 없다"고 불안해했다.

택배업계도 빈대 우려에 발칵 뒤집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용인과 창원, 고양 택배 창고에서 빈대가 나왔다고 한다. 택배박스도 밖에서 뜯어야 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경기 일부 지역에 배송되는 택배가방에서 빈대가 나왔다는 글도 있었다. 해당 글이 확산하자 누리꾼들은 "택배박스 꼭 밖에서 열고 소독 스프레이를 뿌려야겠다" "택배 주문 조심해야겠다" "국제택배로 빈대가 유입된 것 아닐까" 등 불안을 호소했다. 택배에서 빈대가 나왔다고 지목된 한 택배업체는 "일부 SNS를 통해 사실이 아닌 유언비어가 확산되고 있다"며 "현재까지 관련 해충이 발견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빈대 목격담이 확산하면서 온라인상에서 '빈대 퇴치법' '빈대 죽이는 법' 등의 글도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빈대 방제는 고온 세탁이나 진공청소기 등을 이용한 물리적 방제나 환경부에서 허가를 받은 살충제를 뿌리는 등 화학적 방제를 병행해야 한다. 반면 온라인에서 공유되는 규조토 뿌리기, 천적인 바퀴벌레 풀기 등은 빈대 퇴치에 효과가 없는 잘못된 방법이다.
한국일보

왼쪽 그림은 빈대 수컷 등면(A)과 암컷 배면(B). 오른쪽은 성충(a), 알(b), 1령 약충(c), 단계별 탈피각(d). 질병관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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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6일까지 국민신문고를 통해 질병관리청에 접수된 빈대 의심 신고는 총 11건이다. 정부 민원안내 전화인 '국민콜 110'으로 들어온 서울지역 빈대 의심 신고도 5건이다. 이는 2014년 이후 약 10년간 질병관리청에 접수된 빈대 신고(9건)보다 더 많다.

전국이 빈대 출몰 공포에 휩싸이면서 정부도 긴급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정부는 3일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 등 10개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빈대 정부합동대책본부'를 출범했다. 대책본부는 7일부터 '빈대 현황판'을 만들어 전국의 빈대 상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질병관리청도 빈대 박멸을 위해 기존 내성이 생긴 살충제를 대체할 새로운 살충제 도입을 검토한다. 서울시도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 대한 방역을 강화한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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