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가 우리의 일상으로 침투했다. 찜질방, 대학 기숙사에 이어 지하철에서도 빈대로 추정되는 목격담이 나오고 있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트렌치 코트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 작성자 A씨는 "수원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KTX로 환승해 지하철을 탔다"면서 "옷을 벗어 책상 위에 뒀는데, 벌레 한 마리가 트렌치코트에 붙어 있어 휴지로 잡았다. 이게 요새 나오는 빈대인가"라고 전했다. A씨가 함께 올린 사진 속에는 옷에 빈대로 추정되는 벌레와 피가 묻어 있다.
이외에도 국내 곳곳에서 다수의 빈대 '목격담'이 올라오며 '빈대 공포증'이 확산 중이다. 지난달 13일 인천의 한 사우나에서 빈대가 발견됐고, 고시원과 대학 기숙사 등에서도 빈대가 출몰한 바 있다.
최근 서울시를 포함한 지자체에 따르면 각 보건소에는 빈대 신고가 늘어났다. 지난 5일에는 빈대 발견·의심 신고가 총 17건에 달했다. 지난 2014년부터 10년간 빈대 신고 건수가 단 9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났다.
빈대 출몰이 이어짐에 따라 정부 부처는 관련 대응에 총력을 쏟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6일 "빈대 확산 방지를 위해 7일부터 현황판을 만들어 활용한다"고 밝혔고, 질병관리청도 같은 날 "빈대를 박멸하기 위해 새로운 살충제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국내에 주로 출몰하는 빈대는 반날개빈대와 일반 빈대다. 두 개체는 현재 주로 사용되는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에 저항을 보이기에 질병청은 새로운 살충제를 도입, 빈대 박멸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국은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일명 '빈대와의 전쟁'을 펼치며 DDT(유기염소 계열) 살충제를 배포, '빈대 청정국'으로 불렸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더 이상 빈대 출몰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빈대는 전염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물리면 모기에 물린 것보다 심한 가려움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대에 물려 증상이 심할 경우 피부 감염증과, 고열, 빈혈 등을 겪을 수 있다.
아주경제=이건희 기자 topkeontop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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