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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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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고령 난임 부부 증가세…빠른 임신 위한 적극적인 치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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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광 차 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 교수

착상전 유전검사로 정상배아 이식

빠른 임신 돕고 유산율 낮춰 성과

난임 부부, 희망 버릴 필요 없다

중앙일보

차 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 이광 교수는 “착상 전 유전검사 등으로 임신 성공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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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난임 부부는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서 고통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임신 시도와 유산이 반복돼 시간이 지나면 임신, 출산이 더 어려워진다. 차 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 이광 교수는 “38세 이상이면 빠른 임신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로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난임의 원인은 남성·여성 인자가 각각 반씩 차지하므로 부부가 함께 난임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 교수에게 증가하는 고령 임신의 성공률을 높여주는 최신 검사와 치료에 대해 들었다.

Q : 빠른 임신을 돕는 최신 치료는 뭔가.

A : “좋은 배아를 골라내는 착상 전 유전검사(PGT)다. 시험관 시술로 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기 전, 염색체나 유전자를 검사해 정상 배아를 선별·이식하기 위한 방법이다. 특히 38세 이상 고령인 경우 PGT로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배아의 염색체 이상이 있으면 임신이 잘 안 될 뿐만 아니라 임신돼도 대부분 유산된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정자·난자·배아의 염색체 이상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PGT 검사에서 염색체 이상이 있는 배아 비중은 여성 나이 35세 이하일 때 30~40%이나, 38세 이상에서는 50~60%로 높아진다. 45세에는 90%에 달한다. 유산되면 임신 유지 기간과 유산 후 회복 기간을 합쳐 4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특히 고령이면 나이에 따른 부담이 더 크다. PGT 검사를 통해 염색체 이상이 없는 정상 배아를 이식하면 건강한 출산에 이르는 시간을 단축할 가능성이 커진다.”

Q : PGT에는 어떤 검사들이 있나.

A : “차병원 난임센터에서는 PGT-A와 PGT-SR, PGT-M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PGT-A는 염색체의 수가 정상인지 아닌지를 보는 것이다. 염색체 이상으로 발생하는 유산율을 감소시키고 이식 당 임신율을 높이며 정상 임신에 이르는 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 PGT-A 검사를 통과한 배아는 착상률이 높아 한 개의 배아만 이식해도 되므로 쌍둥이로 인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PGT-SR은 염색체 수는 정상이나 구조적으로 위치가 바뀌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검사다. 혈액검사에서 부부에게 비정상 염색체 구조가 발견됐다면 PGT-SR 검사를 진행한다. 부부의 가계에 유전병이 있다면 PGT-M 검사를 통해 아기의 유전병 유무를 검사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중 난임클리닉에서 가장 많이 하는 검사는 PGT-A다. 유전 질환이나 염색체 구조 이상은 흔한 건 아니다. 사전검사나 문진을 통해 적합한 검사를 결정한다.”

Q : 모든 난임 환자에게 PGT가 필요한가.

A : “PGT를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 PGT-A는 고령의 여성이거나 반복 유산 또는 반복 착상 실패를 경험한 경우, 정자 상태가 심하게 안 좋은 남성 난임의 경우에 주로 한다. PGT-SR은 염색체 구조 이상이 있는 경우에 하며 PGT-M은 유전 질환이 있을 때 시행한다.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 후 시술을 결정해야 한다.”

Q : 비용적인 부담은 어느 정도인가.

A : “고령이면 난자 수 자체가 적고 만들어지는 배아도 적어 임신 성공까지 여러 번 검사가 필요할 때도 있다. PGT 검사 비용이 부담될 수 있지만, 난임 치료 과정 전체로 보았을 때 시술 횟수와 임신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유산율을 낮추는 데 도움된다는 점에서 환자의 부담과 고통을 덜 수 있다. 난임 치료 목적이 빠른 임신에 있으면 더욱 가치 있는 검사다.”

Q : 유전검사를 활용한 난임 치료에 성과를 내는 배경은 뭔가.

A : “차병원이 가진 높은 역량의 배양 기술을 꼽을 수 있다. PGT를 하려면 검사할 수 있는 배아를 만들어내야 한다. 차병원은 좋은 배아를 만들기 위해 늘 주도적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해 왔고 이에 대한 데이터와 노하우가 쌓였다. 고령 환자여도 배아를 충분히 잘 키워내 검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배양 기술은 1, 2%의 차이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본래 유전 질환을 확인하는 PGT 검사를 난임 치료에 접목한 건 10여년 정도 됐다. 배양·선별 기술 등 난임 치료 기술이 발전하고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성공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차 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를 찾는 환자의 74%는 35세 이상 환자다. 서울역센터에서 실시한 PGT 검사는 누적 1만1000건이 넘는다.”

Q : 환자들에게 평소 어떤 점을 당부하나.

A : “난임 치료를 받는 연령대가 높아졌지만 희망을 버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치료했던 환자 중에는 만 47세에 시험관아기 시술로 임신에 성공해 건강하게 출산까지 한 분이 있었다. 이때 사용한 난자는 미리 냉동해둔 난자나 젊은 사람에게 공여받은 난자가 아니라 당시에 채취한 신선 난자였다. 수준 높은 의료진과 배양 시설, 기술을 가진 곳에서 난임의 원인을 찾고 치료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주치의를 믿고, 식생활 등 기본적인 건강관리를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좋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걱정이 앞서기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남편도 함께 적극적으로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도움된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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