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소시효 임박했는데···‘김학의 성접대’ 수사팀 검사, 공수처 출석요구 ‘불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제공

2013년 무렵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사건을 수사한 ‘1기 수사팀’의 주임검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출석 요구에 사실상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을 처음으로 수사해 무혐의 처분한 윤재필 당시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현 변호사)를 지난주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데 이어 김수민 당시 주임검사(현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를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조사 요구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됐는데 특수직무유기죄의 공소시효는 10년으로 오는 10일 공소시효가 완성된다.

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박석일)는 김 검사를 상대로 여러 차례 조사 일정을 조율해 왔다.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이 김학의 전 차관 1기 수사팀을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사건의 피고발인 신분인 김 검사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김 검사 측이 이 같은 공수처의 요구에 불응하면서 공소시효를 목전에 두고 있는 최근까지도 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다.

공수처는 1기 수사팀 지휘라인이었던 윤 전 부장검사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친 상태다. 공수처는 최근 윤 전 부장검사를 불러 2013년 11월 김학의 전 차관을 불기소할 무렵 성접대 혐의와 각종 뇌물 혐의를 수사 또는 기소하지 않은 경위 등을 추궁했다고 한다. 만일 김 검사에 대한 조사가 계속 이뤄지지 못할 경우, 공수처는 지난 9월 서울중앙지검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10만여장의 김 전 차관 수사기록을 검토한 결과와 윤 전 부장검사를 조사한 내용을 종합해 조만간 사건 처분을 결론 내릴 것으로 보인다.

차 전 출입국본부장은 지난 7월12일 서울중앙지검 1기 수사팀을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하면서 피고발인 명단에 김 검사와 윤 전 부장검사, 그리고 성명불상의 전·현직 검사를 올렸다. 1기 수사팀은 2013년 김 전 차관을 한 차례 비공개 조사한 뒤 그해 11월11일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차 전 본부장 측은 공수처의 수사 결과에 따라 ‘재정신청’도 염두에 두고 있다. 재정신청은 고소·고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면 이에 불복해 공판에 회부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제도이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고소·고발인은 불기소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 법원이 재정신청을 인용하면 공수처는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경향신문은 ‘공수처의 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는 이유’를 묻고자 김 검사에게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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