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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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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이 이토록 힘든 것이었나…아흐메드의 결정적인 범실에 운 현대캐피탈, 개막 5연패 수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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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이 이토록 힘든 것이었나. 남자 프로배구의 ‘명가’ 현대캐피탈이 5번째 도전에서도 시즌 첫 승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팀답지 않은 시즌 시작이다.

현대캐피탈은 3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2-3(25-22 22-25 25-27 15-17)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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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대한항공과 시즌 개막전에서 0-3 완패를 시작으로 18일 우리카드, 22일 삼성화재에 내리 0-3 셧아웃 패배를 당했던 현대캐피탈은 지난 26일 한국전력과는 풀세트 접전을 치르며 2-3으로 패해 시즌 첫 승엔 실패했다. OK금융그룹전에서도 승점 1을 추가하긴 했지만 패하면서 최하위 탈출은 요원해졌다.

감독 부임 후 이토론 힘들었던 시즌 초반이 있었나 싶을 정도지만, 경기 전 최태웅 감독의 모습은 의연했다. 그는 “성적은 좋지 않지만,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훈련 분위기도 좋다. 조금씩 선수들이 나아지는 모습이다. 반등할 기회는 꼭 올 것이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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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날 현대캐피탈은 몇 차례나 이길 기회가 있었다.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의 영입으로 아웃사이드 히터와 미들 블로커, 아포짓 스파이커까지 세터와 리베로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떠돌던 허수봉을 이날 경기부터 아웃사이드 히터로 고정했고, 베테랑 미들 블로커 최민호가 무릎 부상 여파를 떨쳐내고 본 모습을 보였다.

아흐메드가 이날 부진했지만, 허수봉이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최민호와 페이창의 미들 블로커진도 속공과 블로킹에서 준수한 활약을 이어가면서 현대캐피탈은 3세트까지 세트 스코어 2-1로 앞섰다.

4세트 들어 OK금융그룹의 반격에 밀리던 현대캐피탈은 끈질긴 추격전을 벌이며 승부를 듀스로 끌고 가는 데 성공했다. 24-24에서 송희채의 공격이 라인을 벗어나며 매치포인트를 잡아냈고, 이어진 상황에서 상대 공격을 걷어올리며 경기를 끝낼 기회를 잡았지만 아흐메드의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차단되고 말았다. 이후 송희채의 연속 블로킹이 터져나오며 승부는 5세트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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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트도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거듭되며 초접전 양상으로 펼쳐졌고, 역시나 듀스에 돌입했다. 사실 듀스까지 가지 않을 수 있었다. 현대캐피탈이 14-13으로 매치포인트를 선점한 상황에서 전광인의 서브를 받은 송희채의 리시브가 현대캐피탈 코트로 그대로 넘어왔다. 그러나 아흐메드의 다이렉트 킬 시도가 상대 코트에 꽂히지 않고 네트에 꽂히면서 듀스에 돌입하게 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기노 마사지 감독마저 “송희채의 리시브가 상대에게 넘어가는 순간 99.99% 졌다고 생각했다”고 할 정도였다. 그만큼 아흐메드의 다이렉트 킬 시도의 실패는 뼈아팠다.

한점씩 주고받은 15-15에서 공격을 시도하던 허수봉이 네트를 건드리며 OK금융그룹에게 매치포인트를 허용했고, 이어진 공격에서 세터 이현승의 속공 토스와 최민호의 손에 걸리지 않고 붕 날아가 라인 밖으로 벗어나면서 현대캐피탈의 시즌 첫 승은 또 다시 실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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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한 경기였다”라면서 “허수봉 선수의 활약이 괜찮았기에 많은 소득이 있었던 경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허수봉 선수는 리시브나 공격 모두 괜찮았다. 앞으로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 고정해서 쓸 수 있겠다 싶다. 전광인 선수까지 좀 살아나서 아흐메드와 허수봉, 전광인의 삼각편대가 형성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4세트, 5세트에 모두 경기를 끝낼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에 대해 최 감독은 “계속 지다보니까 결정적인 순간에 선수들의 범실이 나오는 것 같다. 자신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마지막 토스 범실을 저지른 이현승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었다. 최 감독은 “위로해주지 않고 혼냈다. 토스 범실에 대해 질책한 게 아니다. 자신있게 토스를 올려놓고 눈물로 핑계를 대려는 모습 같아서 그랬다. 울지말라고 했다. 토스 자체는 굉장히 멋있는 시도였다. 그런 절체정명의 상황에서 속공을 택할 수 있는 세터는 그 나이에 어느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정신을 높이 산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 상황에서 그런 선택을 낼 수 있는 세터는 많지 않다”며 제자를 치켜세웠다.

안산=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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