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파 출신’ 남자 좌식배구 이지현 감독 “비장애인과 장애인, 결코 다르지 않아요”[SS항저우in]

제공 | 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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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항저우(중국)=강예진기자] “결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다르지 않음을 느꼈어요.”

실업 배구선수 출신이자 한국 남자 좌식배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이지현 감독이 좌식배구의 매력을 이야기하면서, 운동에 임하는 마음은 그 누구와도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좌식배구 대표팀은 27일 중국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남자 좌식배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트스코어 0-3(11-25 9-25 13-25)으로 중국에 완패했다. 이번대회 예선에서도 중국에 셧아웃 패를 당했는데, 3위 결정전에서도 벽을 넘지 못했다.

준결승에 올랐던 한국은 이란에 셧아웃 패를 당한 후 중국과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지만 크게 힘쓰지 못하면서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성과는 있다. 남자 좌식배구는 지난 2010 광저우대회 이후 13년 만에 준결승에 올랐다. 이 감은 지난 4월부터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는데, 부임 6개월 만에 성과를 낸 것이다. 이 감독은 “첫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경력 있는 선수들이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도와준다. 나 또한 선수들이 잘할 수 있게끔 노력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잘 맞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이 감독은 실업 배구선수 출신이다. 실업팀 미도파 배구단과 효성여자배구단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했다. 그러던 도중 무릎 부상으로 하지 지체 5급 장애를 얻었고, 은퇴 후 24살 어린 나이에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초·중고를 오가며 비장애인 지도자 생활을 하다, 좌식배구로 선수 생활을 다시금 시작했다. 3년 정도 비장애인 지도자와 좌식배구 선수 병행했다.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적도 있다. 2018년에 충남 장애인 좌식배구 정식 감독이 됐고, 지난 4월 남자 좌식배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것이다.

제공 | 대한장애인체육회

이 감독은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이쪽으로도 많은 걸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구하는 그 마음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다르지 않음을 느꼈다. 그래서 좌식배구의 매력에 더 빠져들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배구선수 출신인 만큼, 기술적인 부분 외적인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감독은 “심리적인 부분이나, 멘탈 케어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한다. 또 해보지 않은 포지션에 선수를 배치하고, 그 선수의 장점을 더 살릴 수 있게 했다”고 돌아봤다.

남자 좌식배구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45살이다. 세대교체가 절실한데, 구조상 쉽지 않다. 좌식배구 실업팀은 국내에 단 1개다. 선수를 수급해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없는 환경인 셈이다. 이 감독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른 나라는 실업팀이 4~5개씩이다. 한국은 실업팀이 하나고, 선수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동호회 생활체육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7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2023 아시아 오세아니아존 챔피언십 대회에 나가기 전 30일 정도 모여서 훈련했다. 이번 아시안게임도 한 달 정도 합을 맞췄다. 훈련량이 턱없이 부족했던 건 맞다.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젊은 선수들을 발굴해야 세대교체가 진행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가 아닌, 2~3년을 내다보고 원팀을 꾸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할 때다”라고 덧붙였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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