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부의 불필요하고 무리한 ‘업적용’ 지시에 희생된 것”
A씨는 이날 군인권센터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나와 전우들이 겪을 필요 없었던 피해와 세상을 떠난 채 상병의 돌이킬 수 없는 피해에 대해 정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A씨는 전날 만기 전역했다. A씨는 “전역을 앞두고 지긋지긋한 시간을 보내며 많이 고민했다”며 “사고 당사자로서, 사고 전말을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저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정당한 지시를 받고 작전을 하다 사망하거나 다친 것이 아니다”라며 “사단장과 같은 사람들이 자기 업적을 쌓기 위해 불필요하고 무리한 지시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A씨는 “채 상병 영결식 후 대대장님이 보직 해임됐고, ‘책임져야 할 일은 책임질 것’이라 약속하며 저희를 챙겨주던 중대장님도 얼마 전 다른 분으로 교체됐다”면서 “이건 아닌 것 같았다. 꼬리 자르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A씨는 사고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어왔다고 했다. 그는 “밤마다 쉽게 잠들기 어려운 날들을 보냈다. ”며 “여전히 채 상병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A씨는 “물에 들어가라는 지시도, 안전에는 관심 없이 복장과 군인의 자세만 강조하는 지시들도 사실 별로 놀랍지 않았다”며 “평소 부대에서도 사단장님이 보여주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고 했다. A씨는 이어 “물속에서 실종자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다들 알고 있었지만 위에서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들어갔다. 수색이 보여주기식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A씨는 지난 7월19일 실종자 수색작업 중 물에 빠져 떠내려가다 구조됐으나 함께 수색작업에 투입됐던 후임 채 상병은 끝내 사망했다. 지난달 9월13일에는 A씨의 어머니가 임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상·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 오뉴완으로 레벨업, 오퀴완으로 지식업! KHANUP!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