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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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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싹 바꾼 우리카드 3연승…'최다승' 감독의 승부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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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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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선수가 다 바뀐 팀이 개막 3연승을 질주했다. V리그 최다승에 빛나는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의 계획대로였다.

남자배구 우리카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을 갈아엎었다. FA 자격을 얻은 에이스 나경복이 KB손해보험으로 이적했고, 보상선수로 박진우를 받았다. 재계약한 주전 세터 황승빈은 KB손보 한성정과 트레이드했다. 아웃사이드 히터 송희채는 OK금융그룹으로 송명근과 맞바꿨다. 외국인 선수도 마테이 콕(슬로베니아)와 오타케 잇세이(일본)가 새롭게 영입됐다. 주전 선수 7명 중 무려 5명이 바뀌었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신영철 감독은 거의 매년 트레이드를 해 선수단을 재편했다. 팬들은 프랜차이즈 선수의 잇단 이탈에 아쉬워했지만, 신 감독은 "조금 더 나은 선수단 구성을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던 우리카드는 신 감독 부임 이후 매년 정규시즌 3위 이내에 드는 봄 배구 단골팀으로 변모했다.

하지만 올 시즌만큼 변화의 폭이 컸던 적도 없었다. 신영철 감독 스스로도 "우리 팀은 재창단 수준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하지만 신 감독은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지만,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과 세터 한태준이 성장하면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신 감독의 호언장담은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카드는 개막전에서 OK금융그룹을 3-1로 완파한 데 이어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을 차례로 격파했다. 창단 이후 첫 개막 3연승을 달리며 선두로 올라섰다. 신영철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에 따라준 결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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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세터 한태준.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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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중심은 한태준이다. 한태준은 지난해 수성고를 졸업하고 1라운드 4순위로 우리카드에 입단했다. 경험이 중요한 세터가 대학 무대를 거치지 않고 프로에 온 사례는 드물다. 그런데 불과 2년 만에 만 19세 세터가 주전 선수로 낙점받은 것이다.

한태준은 긴장하지 않고, 원활한 볼 배급을 하면서 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한태준을 콕 찍은 명세터 출신 신영철 감독은 "가진 재능도 있지만, 벤치 지시를 잘 따라주고 있다. 부담을 가지지 않고,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고 칭찬했다.

선수 능력을 꿰뚫어보는 '매의 눈'도 여전하다. 마지막 순번으로 뽑은 외국인 선수 마테이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일본 국가대표 출신 잇쎄이는 팀에 부족한 미들블로커로 전향시켰고, 성공적으로 적응해나가고 있다. 한국전력 시절 벤치멤버였던 김지한은 이제 당당한 팀의 간판으로 성장했다.

대한항공(2010년 2월∼2013년 1월), 한국전력(2013년 4월∼2017년 4월), 우리카드(2018년 4월∼현재)를 거친 신영철 감독은 프로배구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통산 276승(214패)을 거둬 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이 보유한 V리그 사령탑 최다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1승만 추가하면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신영철 감독은 "저를 선택해 기회를 준 구단과 선수들에게 고맙다.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지만, 오래 하면서 이 기록을 계속 연장해 남들이 못 깨도록 하는 것이 작은 욕심"이라는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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