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처장은 이날 “공수처가 광범위한 수사를 하면 무소불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막대한 치적을 내면 오히려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의 말에 이같이 답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 처음 만든 분들께 이런 얘기를 들었다”이라며 “공수처가 1년에 여러 사건을 하기를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공수처가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에 절제해서 행사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는 1년에 2~3건 중요사건을 하면 되는 것”이라며 “구속영장이 전부 기각돼서 죄송하다. (실제로) 영장이 10건 발부되면 큰일이 난다”고 했다. 김 처장 자리에는 ‘장차관 수십명 기소 하면 나라 망한다’라고 적힌 메모가 포착되기도 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공수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자리에 '장차관 수십명 기소하면 나라 망한다'가 적힌 메모가 놓여 있다. /뉴스1 |
공수처는 문재인 정부가 ‘검찰 견제’를 내걸고 2021년 출범시켰다. 이후 공수처는 수천건의 사건을 접수했지만 제대로 기소조차 하지 못하면서 수사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공수처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수처는 올해도 1470건의 사건을 접수했지만, 공수처의 자체 기소는 0건이었고, 검찰에 기소를 요구한 사건도 2건에 불과했다.
이날 국감에서 여당은 공수처의 부실한 수사 실적을 지적하며 ‘공수처 폐지론’도 거론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공수처가 사건을) 올해 1200건 처리했는데 공소 제기한 것은 한 건도 없다. 공수처장을 포함해 검사만 19명”이라며 “1년 동안 1200건의 사건을 처리하고 공소 제기 요구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검사가 부족해서도 아니고 능력도 없어서도 아닌 공수처의 존재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도 “이 상태의 공수처는 오히려 폐지가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초라한 성적표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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