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언론 운영자 등과 공모해
보좌관 발언, 최재경으로 둔갑 정황”
野연구위원 등 강제수사 착수
서울중앙지검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 관계자들이 11일 오전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내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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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야당 의원 보좌관과 인터넷언론 운영자 등이 공모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허위 사실을 보도한 정황을 파악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대상이 된 것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위원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과는 다른 보도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11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보좌관 최모 씨와 민주당 국회정책연구위원 김모 씨의 사무실 및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인터넷언론사 리포액트 사무실과 이를 운영하는 허모 씨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해 대선 직전 윤 대통령 낙선을 위해 허위 보도를 공모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허 씨는 지난해 3월 1일 윤 대통령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며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를 봐준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했다. 허 씨는 최재경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조 씨의 사촌 이모 씨의 대화 녹취록을 근거로 내세웠다.
보도에는 이 씨가 “조우형이 김 회장(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의 심부름꾼이었거든요”라고 하자 최 전 수석이 “윤석열이 그런 말 했다”고 맞장구쳤다는 내용이 담겼다. 허 씨는 “(조 씨가) 박영수 변호사를 쓴 건 신의 한 수였다”는 이 씨의 녹취록 발언을 근거로 윤 대통령이 조 씨를 봐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 녹취파일은 제시하지 않았고 대화가 이뤄진 시기도 특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허 씨가 최 씨 등과 함께 최 씨의 발언을 최 전 수석의 발언으로 조작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법조계에선 수사가 야권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씨는 김 의원이 ‘윤석열 은폐수사 및 50억 클럽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실무팀장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고, 김 의원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그룹인 ‘7인회’의 멤버다.
이날 허 씨는 압수수색 후 기자들과 만나 “최 씨를 모른다. 당시 보도는 신뢰할 만한, 적절한 취재방식을 거쳐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보좌진 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정치 검찰이 언론 장악 시도를 넘어 야당 국회의원의 입까지 막으려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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