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양 1곳도 착공 못해
사전청약자 입주 포기 속출
더욱이 기존 3기 신도시 입주 일정마저 예정보다 1~2년씩 밀리면서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계약 포기 사례도 이어지고 있어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진 모습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3기 신도시 3만호 공공주택 추가 공급 등을 담은 '주택공급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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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2018∼2023년 7월 사업승인 대비 미착공 현황’ 자료에 따르면 사업 승인을 받은 11만6479호 중 5만799호(43.6%)가 미착공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착공 물량에는 고양 창릉, 남양주 왕숙(9곳), 남양주 왕숙2(3곳), 부천 대장(3곳), 인천 계양(3곳), 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 공공분양 물량(1만4361호)이 전부 포함됐다. 그나마 인천 계양 A2(747호)·A3(359호) 2개 지구만 이달 착공이 예정돼 있다.
이런 상황 속에 정부가 9·26 주택공급 대책으로 3기 신도시 공공물량 3만호 추가 공급을 발표하자, 일각에서는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장철민 의원은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 물량 확대를 예고했지만, 기존 물량조차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공허한 선언에만 불과한 맹탕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분양 지연 피해는 고스란히 입주를 계획하고 있는 서민들에게 돌아간다"며 "사업계획 수립 시 실제 수요 예측을 정확히 하고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자세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3기 신도시 입주 일정이 예정보다 늦어지면서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 9%가량이 입주를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LH에 따르면 2021~2022년 진행한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의 당첨자 1만5024명 중 1320명(8.7%)이 당첨을 포기했다. 정부의 계획과는 다르게 토지 보상에 시간이 지체면서 착공 일정 자체가 밀렸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는 3기 신도시 입주 시기를 2025~2026년부터 진행한다고 발표했었다. 이에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일정에 맞춰 자금조달계획을 세우고 입주 때까지 머물 임대차계약 등을 체결했다. 하지만 입주가 미뤄지면서 불가피하게 사전청약을 포기하고 새로운 거주지 찾기에 나선 것이다.
현재 예상으로는 사업장별로 입주 시기가 1~2년가량 밀릴 것으로 보이지만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사비 상승, 미분양 증가, LH 철근 누락 사태 등으로 추가 지연이 예상되고 있다.
남양주 왕숙 사전청약 당첨을 포기한 A씨는 “2025년으로 잡고 있던 입주 일정이 틀어진데다, LH 철근 누락 사태까지 보니 공공분양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며 “정부가 너무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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