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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만에 빈손이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고개를 숙였다.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세계 40위)은 4일 중국 항저우 사범대학 창첸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중국(6위)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여자 배구 8강 라운드 E조 첫 경기서 세트 스코어 0-3(12-25 21-25 16-25)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2패째를 떠안았다. 오는 5일 북한전 결과와 상관없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앞서 조별리그에서 당한 베트남전 2-3 패배가 8강 라운드 성적에 포함됐다.
참담한 현실이다. 한국 여자배구가 AG서 메달을 따내지 못한 것은 2006년 도하 대회(5위) 이후 17년 만이다. 배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62년 자카르타 대회로 거슬러 올라가면 역대 두 번째 노메달 수모다. 2006 도하 대회에서도 5위에 그친 바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곳곳에서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12연패), 아시아선수권(역대 최하 6위), 파리 올림픽 예선전(7연패) 등에서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중국의 벽을 뚫지 못했다. 평균 신장에서 중국은 189㎝로, 한국(180㎝)을 압도했다. 스파이크 높이(318m-286㎝)와 블로킹 높이(305㎝-270㎝)에서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특히 미들 블로커 듀오 위안신웨(202㎝)와 왕위안위안(196㎝)에게 번번이 당했다. 둘은 블로킹 5개를 포함해 23점을 책임졌다. 반면, 한국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강소휘(GS칼텍스)가 9점, 박정아(페퍼저축은행)와 이주아(흥국생명)이 나란히 6점씩 올렸다.
여자배구뿐 아니다. 이번 대회서 남자 대표팀 역시 일찌감치 짐을 쌌다. 8강 리그전에서 파키스탄에 덜미를 잡혔다. 5위로 대회를 마쳤다. AG 참가 사상 최초로 남녀대표팀 동반 노메달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마주했다. V리그 개막을 앞두고 있는 만큼 아쉬움은 더 크다. 곤살레스호는 5일 북한전을 마치고 6일부터 순위 결정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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