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의장 234년 의회 역사상 첫 해임
하원서 찬성 216표대 반대 210표로 가결
“정국 혼란, 11월 셧다운 위기 또 올 듯”
트럼프도 “공화당 왜 자기들끼리 싸우나”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이 3일(현지 시각) 가결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을 두고 의원들이 투표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날 밤 공화당 강경파 맷 게이츠 하원의원(플로리다)은 매카시 의장을 해임하자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했었다. 그를 포함한 공화당 강경파들은 민주·공화 다수 의원의 초당적 협력으로 임시 예산안이 통과되자 “공화당 소속 하원 의장이 민주당과 야합했다”며 매카시를 축출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게이츠 의원은 지난 1일 CNN 인터뷰에서 “이번 주 (매카시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불신임안에 하원의 과반이 찬성함에 따라 매카시 의장은 사퇴해야 한다.
하원은 공화당 221석, 민주당 212석으로 의석 수 격차가 10석이 채 안 된다. 당초 민주당에서 기권표가 많이 나와 결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그러나 불과 4명이 투표하지 않은 민주당에서 반대표가 한 표도 나오지 않은 반면, 공화당의 경우 강경파 8명이 찬성 표를 던졌다.
![]() |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비공개 의원 총회를 통해 해임 결의안에 대한 찬성 당론을 정했다고 미 언론들은 정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익명의 민주당 의원들을 인용해 “매카시 의장이 이번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을 막는 임시예산안 통과에 기여하기는 했지만 부채한도 협상 당시 약속을 뒤집고 셧다운 위기까지 몰고간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했다. 매카시 의장이 최근 추진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조사 등에 대해서도 ‘그를 신뢰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또 이날 오전 매카시 의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내 거취와 관련) 민주당과 협상은 없다”며 선을 그은 것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표결 직후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강경파 의원들을 향해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고함을 지르며 항의하기도 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이날 조지타운대 강연에서 “카오스(혼돈)는 결코 미국의 친구가 될 수 없다”며 해임된 매카시를 신임 하원의장으로 재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왜 항상 공화당은 민주당이 아니라 자기들끼리 싸우는가”라며 해임 투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이날 표결에 따라 하원의장직은 공석이 된다. 공화당 소속 패트릭 맥헨리 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이 새 의장 선출 전까지 임시 의장직을 맡게 됐다. 임시 의장은 차기 의장을 선출하는 등 행정적인 업무 외에 법안 처리는 하지 못하게 된다고 WP는 전했다.
미국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이 제출된 것은 조세프 캐넌(1910년)·존 베이너(2015년) 하원의장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베이너 하원의장은 해임결의안 제출 두 달 뒤에 전격 사임한 바 있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