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이재명 대표 제안에 "드릴 말씀 없다"
'구속영장 기각' 이 대표, 정국 주도권 선점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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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중구 서울중부소방서를 방문해 근무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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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무대응 기조를 유지하며 사실상 거부했다. 대신 경제활성화와 민생안전·외교 안보에 방점을 둔 국정운영에 진력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과 관련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그간 영수회담을 두고 "여당 총재가 대통령이었던 권위주의 시대에나 가능한 발상"이라며 거절 의사를 반복적으로 밝혀왔던 것을 이날 재확인한 것이다.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은 이번이 8번째다. 법원이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한지 2일만인데, 이 대표로서는 '영장 기각'이라는 반전의 발판을 딛고 '민생회담'이라는 화두를 먼저 던져 정국 주도권을 틀어쥐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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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날인 28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을 방문해 항공 화물 종사자들을 격려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3.09.28. [사진=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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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도 이를 경계하는 눈치다. 이 대표와 민주당의 지난 영수회담 제안 때보다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반면 '회담' 보다는 '현장', '민생', '경제 활성화'를 강조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 기간 대통령은 수출, 민생, 안보 쪽에 중심을 두고 현장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며 "(향후 일정은) 외교 일정도 계속되고 국정 현안과 관련된 만남도 있겠지만, 어떤 일정이든 경제 활성화, 민생 안전, 안보 강화에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연휴 기간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 방문(9월 28일)을 시작으로 히로시마 원폭 피해 재일교포 초청 오찬 간담회(29일), 중부 경찰서 을지지구대·중부소방서 방문(30일), 국군의 날 전방 육군 25사단 방문(10월 1일) 일정을 줄줄이 소화했다.
윤 대통령과 정부는 4분기로 접어든 시점에서 특히 수출과 투자를 비롯한 경제 활성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에서 넉달 째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흐름을 유지하면서 연말까지 수출을 회복시킬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40조원 투자, 아랍에미리트(UAE) 300억 달러 투자 등 외국 정부와 기업의 대(對)한국 투자의 후속 조치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의 직접 체감도가 높은 물가, 부동산 문제 관리를 위한 이른바 '따뜻한 경제 일정' 역시 적극 마련한다. 이 대변인은 "부동산 시장은 일단 안정을 유지하고 있지만 물가는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이라는 구조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서 어려움이 있다"며 "이 역시 정부가 최선을 다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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