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추절·국경절 8일 연휴
부담 없는 거리에 한국행 증가
단체 아닌 개별 관광객 대부분
대목 맞은 상권은 ‘반짝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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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이는 명동거리 중국의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9월29일~10월6일)인 3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국내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지난 8월 중국 정부는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를 6년여 만에 해제했다. 조태형 기자 phototom@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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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난징에 사는 장티엔티엔(31)은 중국의 중추절·국경절 황금연휴(9월29일~10월6일)에 친구와 단둘이 한국을 찾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한국 여행을 한 적 있는 그는 이번이 두 번째 한국 방문이다. 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에서 기자와 만난 그는 “2시간이면 올 수 있는 거리라 부담 없이 찾을 수 있었다”며 “서울은 물가가 더 비싸진 것만 빼면 지난번과 그대로다. 쇼핑하기 좋고 음식이 맛있다”고 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메카’였던 명동은 그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국인들의 발길이 끊겼던 명동이 몇년 만에 대목을 맞았다. 지난 8월31일 중국 정부는 6년5개월 만에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를 해제했고, 그에 더해 중국 중추절(9월29일)과 국경절(10월1일)이 겹쳐 8일간의 황금연휴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추석·개천절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 명동 거리 곳곳에서는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관광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달라진 점은 단체관광객인 ‘유커(游客)’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대신 친구나 가족 단위의 개별 관광객인 ‘싼커(散客)’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명동 상인들은 “깃발 든 단체관광객이 많았던 이전엔 고객 80%쯤이 중국인 관광객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작년보다 늘긴 했지만, 코로나19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싼커들에게 중국과 가까운 한국은 연휴에 찾기 좋은 여행지라고 했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40대 청하오푸는 “큰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발길 닿는 대로 걸어다니면서 상하이에서 파는 게 아닌 진짜 한국 음식을 먹어볼 것”이라고 했다. 중국 항공 데이터 제공업체 플라이트 마스터에 따르면 상하이발 서울행은 항공권 예약 기준으로 이번 연휴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노선 중 아시아 지역 1위로 꼽히기도 했다.
명동 상인들은 최근 중국인 개인 관광객이 늘었지만 단체관광객은 아직 체감할 만큼은 아니라고 했다. 한 환전소 직원은 “코로나19 때엔 환전소를 찾는 건 유학생뿐이었다”며 “하루 4~5건이던 개인 고객들의 위안화 환전이 최근 30건 이상으로 5~6배 늘었다”고 했다. 외국인을 주 고객으로 하는 화장품 가게 직원 박모씨(35)는 “이전엔 매장에 들어오는 손님 60~70%가 중국인이었다면 지금은 10% 정도”라면서도 “단체관광이 재개된 지 이제 한 달이니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단체관광객인 유커들의 귀환 조짐은 골목상권보다는 면세점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 2일 중국인 단체관광객 1000여명이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점을 방문했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8월10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명동 본점의 중국인 매출이 직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늘었다고 밝혔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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