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사라진 정치, 여도 야도 찾지 않는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재명 ‘영수회담’ 제안에 김기현 “연목구어”…연휴 마지막까지 ‘네 탓’

대법원장 인준 등 줄줄이 대치 예고…“정쟁 멈추고 민생 챙겨야” 지적

경향신문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D-7, 정국 분수령…여야 총력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일주일여 앞둔 3일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왼쪽에서 두번째)가 서울 강서구 방화사거리에서 김기현 당대표(왼쪽) 등 지도부와 함께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D-7, 정국 분수령…여야 총력전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왼쪽에서 두번째)가 3일 서울 강서구 방화사거리에서 서영교 최고위원(왼쪽), 박용진 의원(오른쪽)등과 함께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당은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3일 ‘정치 실종’ 책임을 야당에 떠넘겼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을 두고 “여야 대표 회담이 먼저”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야당도 ‘야당 대표 모욕 주기’라고 반발하며 극한 대치를 예고했다.

여야는 정기국회 기간인 연말까지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인준 표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 여부, 국정감사 등을 두고 곳곳에서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이 ‘정쟁을 멈추고 민생을 살리라’는 추석 민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서울 강서구에서 열린 전국공항노동조합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민생 관련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연목구어(불가능한 일을 굳이 하려 함) 아닌가”라며 “정말 중요한 민생 문제를 국회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어디 엉뚱한 번지에 가서 해결하시나”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가 이 대표에게 여야 대표 회담하자고 한 지가 몇 달이 됐는데 제가 겁나는지 계속 도망만 가는데 뭐가 그리 두려운지 모르겠다”며 “만나면 제가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하셨으니 입법하자’고 할까봐 두려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생을 챙기지 못하는 것은 국회이고 야당 지도부의 파트너는 여당 지도부이지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이 대표가)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본인의 정치적 위상을 회복하려는 정략적 의도로 보인다는 게 국민 다수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 대표 단식과 체포동의안 처리, 구속영장 심사 등으로 국회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며 “구속영장 기각이 이 대표 범죄 혐의에 대한 면죄부가 아니니 이 대표는 (자신의) 신상 문제로 국회를 공전에 빠뜨린 데 대해 사과하는 것이 이번 추석 민심”이라고 말했다.

반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회를 통과한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존중하고 이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에 응해야 한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일대일 회담을 제안했는데 정부·여당의 태도는 ‘방탄 회담’이라는 조롱”이라며 “이 회담을 한다고 검찰이 구속·기소 안 할 건가. 아닌 걸 알면서 왜 그런 말을 하나”라고 반발했다.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민주당 “처가 리스크 침묵 윤 대통령, 이 대표는 범죄자 취급하며 피해”

홍 원내대표는 ‘여야 대표 회담이 먼저’라는 국민의힘 입장을 두고는 “김 대표가 세 명의 국무위원 후보 중에 몇 명이라도 부적격자로 지명 철회를 만들고 나올 수 있다면 회담을 하면 좋겠다”며 “그러면 여야 대표 회담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자신의 ‘처가 식구 사법 리스크’에 대한 답변은 시종일관 거부하면서 이 대표는 대놓고 범죄자로 취급하며 피하고 있다”면서 “불공정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도 전날 브리핑에서 “야당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이 이렇게 모욕받을 일인가”라며 “정부·여당의 머릿속에는 오직 정쟁과 야당 탄압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야는 추석연휴가 끝나고 강 대 강으로 대치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당은 오는 6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시사하고 있다. 여야는 4일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5일 김행 여성가족부·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두고도 대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0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도 야당의 ‘정권 심판론’과 여당의 ‘야당 심판론’이 충돌할 수 있다. 민주당은 10월 국정감사가 끝난 이후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가능성도 있다.

유승찬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음에도 여야 모두 서로 반성하지 않고 상대에 대한 공격의 강도를 높이면서 정치가 사라지고 있다”며 “어떤 정당이 먼저 경색된 정국을 풀고 자신을 내려놓고 국민의 삶을 챙기는가가 민심을 얻는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정대연 기자 nayoung@kyunghyang.com

▶ 무슨 옷 입고 일할까? 숨어 있는 ‘작업복을 찾아라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