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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캐나다에 외교관 40여명 줄이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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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도 총리 시크교도 살해 연루 의혹 제기 뒤

인도 정부 보복성 조처 거듭 쏟아내


한겨레

시크교도 인구 비율이 높은 인도 펀자브주 시민들이 지난달 29일 북부 도시 암리차르의 한 사원 앞에서 시크교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45)의 암살에 대한 항의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암리차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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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가 시크교도 지도자 암살 사건으로 인해 갈등을 빚고 있는 캐나다에 자국에 배치된 외교관의 수를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도록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 정부가 10일까지 40여명에 달하는 캐나다 외교관들을 본국에 송환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현재 인도에 배치된 캐나다 외교관은 60여명인데, 이 가운데 3분의 1만 남기라도 통보한 셈이다. 인도 정부는 또 이 기간이 지나도록 현지에 머무르는 이들에겐 외교 특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인도와 캐나다 외교부 모두 이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두 나라의 관계가 갑자기 악화된 것은 지난달 18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 6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시크교 사원 밖에서 총격을 받아 숨진 캐나다 국적의 시크교도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45)의 암살사건에 인도 정부가 연루돼 있다고 지적한 뒤다. 시크교는 15~16세기에 현재 인도 북부 펀자브 지역에서 생겨난 종교다. 인도 전체 인구의 2% 정도가 시크교도인 것으로 집계된다. 캐나다에도 시크교도가 많아 인구의 2%에 해당하는 77만여명이 이 종교를 믿고 있다.

인도 정부가 이들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분리독립 운동 때문이다. 인도가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하고 파키스탄이 다시 여기서 떨어져 나갈 때 시크교도들 역시 자신들의 국가인 ‘칼리스탄’(Khalistan)을 만들겠다는 운동을 시작했다. 숨진 니자르 역시 칼리스탄 건국 운동에 참여하고 있어, 인도 정부는 그를 테러리스트로 지정해두고 있었다.

트뤼도 총리의 발언이 나온 뒤 인도 정부는 니자르의 살해에 관여한 바 없다고 맹렬히 반발했다. 이후 캐나다를 상대로 잇따라 보복 조처를 쏟아내고 있다. 인도 외교부는 인도인을 상대로 한 증오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며 캐나다에 대한 여행 자제를 요청했고, 21일엔 캐나다 국민이 인도 입국을 위한 비자 신청을 못 하도록 관련 절차를 정지했다. 그와 동시에 인도가 캐나다에 배치한 외교관의 수와 캐나다가 인도에 배치한 외교관 수의 비율을 맞추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캐나다는 미-중의 전략 경쟁이 치열해지고 중국과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2022년 11월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개하면서 인도를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미국 역시 ‘중국 포위망’을 완성하기 위해 인도와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트뤼도 총리는 21일 “인도가 중요하며 협력할 필요가 있는 국가임엔 틀림없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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