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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현지에서 라오스 야구 대표팀을 돌보는 이만수 감독이 조국의 타이완전 0-4 패배를 지켜보며 뼈 때리는 일침을 놨다. 사진=이만수 이사장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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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옛날 생각을 갖고 어린선수들을 가르치게 되면 계속 퇴보하게 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난 2일,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타이완에 0-4로 패하는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 본 이가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라오스 총괄 스태프로 참가한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다. 이미 국내에서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것은 모두 이룬 이만수 이사장은 메이저리그 유급 코치로서 월드시리즈 우승도 경험하는 등 선수와 지도자로서 모두 정점에 올랐던 레전드다. 그 레전드가 타이완전 이후 대표팀에 일침을 놨다. 상당히 아프면서도 새겨들어야 하는 이야기다.
그러는 한편, "우리나라 야구도 10년전까지는 일본 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대등한 경기가 아니라 엄청난 차이가 났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들만의 리그를 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좀 더 눈을 크게 떠서 세계의 흐름을 알고 야구를 해야 한다."라며 지도자들과 야구 관계자들을 향해 읍소에 가까운 조언을 했다. 세계의 야구 흐름에 편승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있는 지도자들이나 선수들뿐만 아니라 이들을 관리하고 프로야구 전체를 이끌어 가는 프런트와 KBO 그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함께 뼈깎는 반성이 필요함을 분명히 했다. 그렇지 않다면, 영원히 KBO리그는 '우리들만의 리그'를 할 것임을 경고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지도자들부터 깨어 현 상황부터 냉철히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옛날 것만 생각하지 말고 자라나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자신들부터 먼저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일본 대표팀이 실업 야구팀이지만, 프로야구 선수들과 별반 많은 차이가 없을 정도로 모든 선수들이 정교하고 멋진 플레이와 강한 스윙을 했다. 일본 대표팀 선수들 플레이에서 가장 부러운 것은 민첩하고 부드러운 수비다. 일본 선수들이 핸드링 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환상적이다."라며, 오히려 현재 대표팀도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이만수 이사장은 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예전과 다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만수 이사장은 "옛날 나의 선수 시절만 해도 그라운드가 그렇게 좋지 않은 상태였고 또 학생시절에는 인조잔디 보다는 대부분 그라운드가 땅으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옛날 중학, 고교, 대학, 그리고 프로야구 초반까지만 해도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도끼 타법이 유행처럼 전국을 휩쓸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도 옛날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제 세월이 많이 흘러 각 구단마다 잘 되어 있는 그라운드와 인조잔디, 거기에 땅으로 되어 있어도 최고급 흙을 미국에서 수입해 와서 바운드 미스가 없도록 각 구단마다 설치한 상황이다. 이제는 고등학교나 중학교까지 최고급 인조잔디가 깔린 학교들이 많다. 이런 최첨단을 갖고 있는 상황인데도 많은 지도자들이 안주하고 옛날 것만 고집한다면, 우리나라 야구는 미래가 밟지 않다고 이만수 이사장은 재차 경고했다.
이만수 이사장의 애정 어린 조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또 한가지는 야구인 선배로서 안타까운 것이 야구만 잘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들이 어린선수들에게 너무 팽배해져 있다. 도대체 야구만 잘하면 무엇하는가? 야구도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왜 연예인들을 좋아하고 스포츠인들을 좋아하는가? 그들은 대중들에게 선망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도 대중들에게 책임감을 갖고 올바른 행동을 해야 한다. 어린아이들이 연예인들이나 스포츠인들의 삶을 보며 꿈을 키워가고 있음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한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큰 상처와 큰 파장을 일으킨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라며, 지금의 인기에 안주하면 전인(全人)이 될 수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만수 이사장은 "NC의 에릭 페디 선수도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로 좋은 활약을 펼쳤고 또 좋은 성적을 내었지만, 더 잘하는 투수들이 올라 오는 바람에 밀려서 결국 한국에 오게 되었다. 누구보다 본인이 제일 잘하는 야구에서 더 이상 밀리지 않으려고 '오타니' 투수가 던지는 것을 하루에도 몇 시간씩 TV 앞에 앉아 던지는 것을 보고 배웠다. 세계에서 야구의 자부심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최고라고 하는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했던 에릭 페디 투수가 좀더 잘하기 위해 배우고 연구했다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라며, 가장 야구가 잘 되고 있을 때 더 본인을 갈고 닦아야 함을 강조했다.
KBS 해설위원으로 항저우 참사를 직접 본 박찬호도, 라오스 대표팀으로 모국의 경기를 지켜 본 이만수 이사장도 결국은 같은 마음이었던 것이다. 이 두 레전드가 말하는 바도 결국 똑같다. KBO리그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아로새겨야 할 조언이기도 하다. 쓰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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