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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경절 연휴인 지난 2일 상하이의 대표 명소 와이탄에 인파가 넘쳐나고 있다. 이종섭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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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실린 사진 몇 장이 논란을 불렀다. 당시 뉴스위크에는 미 종군기자 마이클 욘이 중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받았다며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사진 3장이 실렸다. 그가 게시한 사진에는 차량 통행이나 인적이 거의 없는 상하이 금융 중심지의 거리와 스타벅스 매장 모습이 담겨 있었다. 욘은 이 사진들에 대해 “중국 경제가 큰 곤경에 빠졌음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신호”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과거와 비교해 상하이는 유령도시가 됐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진과 욘의 ‘유령도시’ 주장이 뉴스위크를 통해 보도되자 중국 언론들은 실제 상하이의 모습을 전하며 그의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서방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중국 경제 붕괴론’을 퍼트리며 황당한 비방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위기를 숨기려는 것일 수도 있고, 실제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가진 것일 수도 있다. 어찌 됐든 7월까지 저점으로 향하던 중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8월 이후 반등·개선 조짐을 보이고 비구이위안도 일단 디폴트 위기를 넘기면서 중국 붕괴론은 다소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사실 중국 붕괴론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중국 붕괴론이 대두됐다. 중국은 이미 고성장 시대를 마감했다. 지난 3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악화된 경제 상황이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중국 붕괴론은 과도하다는 견해가 많다. 국내에서도 중국 붕괴론은 과장됐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지만 이런 견해는 잘 부각되지 않는다.
중국 붕괴론의 이면에는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는 서방, 특히 미국적 시각과 지정학적 관점이 투영돼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우리는 이런 미국적 사고와 시각에 의존해 중국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중 관계에 있어 우리의 경제적·지정학적 이해관계는 미국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중국 경제 위기론이나 붕괴론이 섣불리 탈중국론으로 이어지는 것은 위험하다. 리스크를 충분히 경계할 필요가 있겠지만 우리만의 시각에서 보다 냉철하게 중국의 경제·사회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과거 수십 년 동안 ‘중국 경제 붕괴론’이 여러 차례 부침을 겪어왔지만 결국에는 모두 사실 앞에 붕괴했다”며 “서방의 이론을 답습하고 억지로 적용해 중국을 독해하려는 것은 오해를 낳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한 번쯤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얘기다. 하물며 적과 싸우려해도 적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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