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m 계주서 ‘때이른 세리머니’
발 뻗은 대만에 0.01초차 역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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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팅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 마지막 순간. 한국 정철원(오른쪽)이 두 팔을 들고 기뻐하고 있는 사이 대만 황위린이 왼발을 뻗어 막판 역전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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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축배였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2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3000m 계주는 이 스포츠 격언을 떠오르게 하는 승부였다. 최광호(30)와 정철원(27), 최인호(22)가 나선 한국은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이날 결승에서 4분5초702를 기록, 0.01초 차로 대만(4분5초692)에 밀려 은메달을 따냈다. 레이스 내내 선두를 내달린 한국은 막판까지 1위 자리를 지켰으나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대만에 우승을 내줬다. 마지막 주자인 정철원이 승리를 예감하고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 허리를 펴고 두 팔을 번쩍 들며 ‘금메달 세리머니’를 미리 한 게 화근이 됐다. 그때 뒤에 있던 대만 후앙유린이 왼발을 쭉 내밀며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상황을 알아채지 못한 채 우승한 줄 착각하고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를 펼치려던 한국 선수들은 뒤늦게 공식 기록을 확인한 뒤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동 취재 구역(믹스트존)에서도 취재진 질문에 응하지 않은 채 눈물을 흘리며 빠져나갔다. 이날 여자 3000m 계주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슬(32)과 박민정(28), 이예림(21)이 팀을 이룬 한국은 대만(4분19초447)에 이어 2위(4분21초14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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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딴 한국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 있다. 왼쪽부터 정철원, 최광호, 최인호./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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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010 광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수확한 롤러스케이팅 강국이었다. 하지만 2014 인천 대회에선 롤러스케이팅이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로드 2종목만 열렸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롤러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이 6개 열렸고, 한국은 금2·은3·동3으로 대회를 마쳤다. 정병희(24)가 지난 30일 1만m EP(제외+포인트)에서 금메달, 최광호가 1일 1000m 스프린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1·은1을 수확한 최광호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선 롤러스케이팅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에 마지막이란 각오로 이번 대회에 임했다”고 말했다.
[항저우=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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