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식 ‘탕후루(糖葫芦)’ 유행과 맞물려 이양과 같은 사례가 늘면서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의 걱정도 높아지고 있다. 치아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당뇨와 비만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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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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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둔 김강미(40)씨는 뉴시스 인터뷰에서 “설탕 범벅인 탕후루에 손도 못 대게 하고 싶지만 친구들이 다 먹는데 우리 아이만 안 먹으면 혹시라도 소외될까 봐 말도 못 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는 12일 국정감사에 탕후루 전문 프랜차이즈 ‘달콤왕가탕후루’의 김소향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청소년 설탕 과다 섭취 문제와 관련해 질의할 예정이다. 달콤왕가탕후루의 매장 수는 2021년 11개였으나 탕후루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재는 4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탕후루 하나에 든 당분은 10~25g으로 꼬치 두 개만 먹으면 성인의 하루 당분 섭취 권고량 50g을 채우게 된다. 열량은 100g 당 70~100㎉ 수준이다. 이에 현직 치과의사가 탕후루 열풍에 경고를 던지기도 했다. 강성진 서울다루치과 대표원장은 유튜브에서 “탕후루 유행이 계속된다면 (충치 치료 환자가 몰려) 조만간 강남에 집을 살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탕후루 과다 섭취로 인한 충치 위험성을 에둘러 꼬집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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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9일 서울 송파구의 한 '제로 탕후루' 매장이 'ALL ZERO', 'NO SUGAR', '무설탕후루' 등의 문구를 내세워 홍보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런 우려에도 아랑곳없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탕후루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 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7월30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냉동·간편 조리 식품 분야 10대 인기 검색어 1, 2위에 아이스(얼음) 탕후루와 탕후루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배달 수요도 늘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배달의민족 검색어 순위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지난 7월 탕후루 검색량이 1월 대비 47.3배 늘었다. 배달의민족 검색어 순위에서도 마라탕과 냉면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당류가 과하다는 지적에 무설탕(제로슈거) 탕후루까지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제로 탕후루’를 홍보하거나, 먹어본 후기를 적는 등의 게시물이 다수 올라와 있다. 제로 탕후루를 먹은 이들 대부분 “맛과 건강을 동시에 고려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제로 탕후루도 건강에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단맛이 설탕 약 200배인 인공 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 ‘2B군’으로 분류한 바 있다. WHO에 따르면 2B군은 인체와 동물 실험에서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증거가 충분하진 않지만, 조절은 필요한 수준이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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