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슈 미술의 세계

데뷔 20년 ‘천박사’ 강동원 “배우 직업으로 택하길 정말 잘했다”[인터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에서 강동원은 귀신을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 역할을 맡았다. CJ ENM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배우 강동원을 생각하면 ‘칼을 휘두르는 남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영화 <형사: 듀얼리스트>의 자객 ‘슬픈 눈’은 말없이 검무를 춘다. <군도: 민란의 시대>의 악인 ‘조윤’은 유려한 검술로 백성의 몸을 벤다. 선인이든 악인이든, 길쭉한 팔다리로 긴 칼을 휘두르는 강동원의 모습은 우아하고 아름답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천박사 퇴마연구소 : 설경의 비밀>(‘천박사’)의 주인공 천박사(강동원)의 손에도 칼이 들려있다. 이번에는 귀신을 잡는다는 ‘칠성검’이다. 검술의 달인으로 나왔던 전작들과 달리 천박사는 ‘너무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는 만큼만 휘두른다. 강동원이 생각할 때 가짜 퇴마사인 천박사의 검술은 딱 그 정도가 적당했다. 또 한번 검을 잡은 강동원의 모습이 여전히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다.

경향신문

<천박사 퇴마연구소 : 설경의 비밀>로 돌아온 배우 강동원. AA그룹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개봉을 앞둔 지난달 2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동원은 “영화의 소재와 시나리오가 신선하게 느껴졌다. 미술 콘셉트나 비주얼도 재미있어 보였다”며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천박사>는 귀신을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에게 귀신을 보는 유경(이솜)이 찾아와 귀신이 빙의한 동생을 구해달라고 의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화려한 말발로 사기를 치며 돈을 벌었던 천박사는 악귀 범천(허준호) 일당과 맞서면서 ‘진짜 퇴마사’로 다시 태어난다. 웹툰 <빙의>를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같은 날 개봉한 ‘추석 대작’ 중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다.

경향신문

귀신을 믿지 않았던 천박사는 악귀 범천(허준호) 일당과 맞서며 ‘진짜 퇴마사’로 거듭난다. CJ ENM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 속 강동원은 양복 차림으로 칠성검을 휘둘러 악귀들을 물리친다. 장르가 장르인 만큼 천박사는 만화적인 캐릭터다. 강동원은 <전우치>(2009), <가려진 시간>(2016) 등 전작에서도 현실적이기보다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인물을 많이 연기했다. 그는 “만화방에서 살다시피하면서 자랐고 개인적으로 그런 작품을 좋아한다”며 “(작품 선택에) 그 영향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출연작을 선택할 때는 전작과 다른, 재미있는 작품을 고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번에 이런 걸 했는데 다음에 또 비슷한 걸 하면 재미가 없거든요. (도사로 나온) <전우치>가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미 15년 전 영화니까요. 다시 한 번 이런 연기를 해도 재밌겠다고 생각했어요.”

강동원은 지금까지 신인 감독과 작업하는 경우가 많았다. <천박사>의 김성식 감독은 이 영화가 데뷔작이다. <검은 사제들>(2015), <검사외전>·<가려진 시간> 모두 감독의 첫 연출작이었다. 강동원은 신인 감독과의 작업이 ‘복권 긁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신인 감독님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니까요. 시나리오를 봐도 새로운 지점이 있어요. 에너지도 넘쳐서 작업할 때 늘 재미가 있죠.”

지난 20년 간 ‘꽃미남’의 대명사로 군림한 그는 어느새 40대 중년이 됐다. 나이들어가는 데 대한 아쉬움은 없다. 나이에 맞게 ‘아저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도 생긴다. 하지만 액션이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재작년에 액션물을 더 찍어놓을 걸 그랬나 생각을 잠깐 하기도 했어요. 지금 액션 찍고 있는데 역시 힘들긴 하더라고요, 하하.”(강동원은 현재 임진왜란 배경의 넷플릭스 영화 <전,란> 촬영 중이다.)

그래도 직업 만족도는 ‘최상’이다. “일을 하면 할수록 편하고 재밌어져요. 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 가지 목표를 향해, 힘을 모아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게 너무 보람차고요. 그래서 이 직업을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2003년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로 데뷔한 강동원은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쉼 없이 달려왔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 게 많다. 지난해부터는 미국 최대 에이전시인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 에이전시(CAA)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해외 활동도 준비하고 있다.

“저는 정말 작품을 더 많이 남겨두고 싶거든요. 20, 30대 때도 열심히 했지만 40대에는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해외 활동 관련해서도 주기적으로 회의하고 하고 있고요. 좋은 프로젝트 한 번 해봐야죠.”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 무슨 옷 입고 일할까? 숨어 있는 ‘작업복을 찾아라
▶ 뉴스 남들보다 깊게 보려면? 점선면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