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좌막우]'막상막하'의 순위 다툼을 하고 있는 소비기업들의 '막전막후'를 좌우 살펴가며 들여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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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D.P. 시즌1' 4화에서 DP조 한호열(구교환 분)은 어릴 때 즐겨 부르던 '야쿠르트 송'을 흥얼거립니다. 해당 신이 밈(Meme,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2차 창작물)으로 회자되자 제작진은 시즌2에서 hy의 냉장카트 '코코'(CoCo, Fresh and Cool) 추격씬을 등장시켜 또 한번 화제성을 이어갑니다.
시즌2 3화에 등장하는 씬은 UV 노래 '이태원 프리덤'과 함께 한호열이 흥신소 브로커 치타(윤대열 분)를 쫓는 장면입니다. 야쿠르트 아줌마(2019년부터 프레시 매니저로 명칭 변경)와 코코를 타고 자전거를 타는 치타를 쉽게 따라잡으면서 야쿠르트를 건네는 장면은 웃음을 유발합니다.
실제 코코의 속도는 시속 4km와 8km로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합니다. 자전거 속도보다 느린 편이지만 드라마에선 이런 설정을 뒤바꿔버린 겁니다. 사실과 다른 부분은 또 있습니다. 극중엔 "직진밖에 안된다"고 했지만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후진을 비롯해 좌우 방향전환이 가능합니다. 자동차와 같은 파워 스티어링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촬영은 지난해 7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서 촬영했지만 극중 배경은 2015년 입니다. 때문에 당시 야쿠르트 아줌마 유니폼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후문입니다. 현업에서 활동하는 프레시 매니저 중에 부산에서 근무하는 매니저가 집에 유니폼을 보관해뒀다는 소식을 듣고 공수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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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 아줌마와 함께 등장한 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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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 카트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70년대 초반입니다. 1971년 8월 야쿠르트 아줌마가 처음 등장할 당시 어깨에 걸치는 보냉백을 얼음을 넣어 사용하다가 리어카 형태로 만들어 야쿠르트를 배달했습니다.
야쿠르트 아줌마는 발효유에 대한 인식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홍보 수단으로 한국야쿠르트가 처음 도입한 방문판매 직원입니다. 시장이나 수퍼마켓에 가지 않아도 일정 시간에 정해진 장소로 신선제품을 전달해준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를 누립니다.
하지만 모두 여성 배달인력이다보니 힘에 부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창업자인 윤덕병 회장이 방문판매시스템 도입 때부터 '주부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에 따라 관련 직종을 여성만 채용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2000년대들어 고민끝에 리어카에서 전동카트로 전환을 준비하다 2007넌 처음 자동으로 움직이는 전동카트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탑승할 수 없는 반쪽짜리 전동카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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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터 윤경환씨가 그린 것으로 알려진 '야쿠르트 아줌마 변천사'/온라인커뮤니티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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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형 냉장카트 등장에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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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가 카트의 혁신적인 변화를 준비한 것은 2012년입니다. 이른바 '카트 개발 프로젝트'를 2년간 진행합니다. 5차례 현장테스트를 거쳐 상용화에 성공하고 2014년 12월 세계 첫 탑승형 냉장카트 '코코'가 등장합니다.
코코의 등장은 세간의 관심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습니다. 전기차 수준의 카트에 냉장고를 결합해 활동 편의를 높이면서 소비자에게 냉장 상태로 제품을 전달하는 풀 콜드체인(Full-Cold Chain)이 완성됐다는 평가였습니다.
코코가 등장하자 소비자들은 '카트가 진화했다'며 흥분합니다. '눈길에는 벤츠보다 더 강하다'는 보도도 나옵니다. 애니메이터 윤경환씨가 그린 것으로 알려진 '야쿠르트 아줌마 변천사'는 아직도 온라인에서 떠돌 정도입니다.
백을 들고 배달하던 야쿠르트 아줌마는 2015년 코코를 타고 배달하다가 2025년이 되면 트랜스포머처럼 로봇으로 변신하는 코코를 운전합니다. 영화 매드맥스에 등장하는 차량 콘셉트나 스타워즈에 나올 법한 로봇으로 진화하는 그림도 있습니다. 진화의 과정이 재미있었는지 누리꾼들은 "야쿠르트 아줌마가 인류를 구원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합니다.
해외언론에까지 화제가 됩니다. 유통혁신 사례로 BBC,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타임즈 등이 코코를 소개합니다. 일례로 뉴욕타임즈는 '유제품보다 더 많은 것을 배달하는 한국의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 아줌마의 생활력과 '세련된 이동식 냉장고'의 역할을 조명했습니다. 심지어 수출도 합니다. 지난 3월 hy는 캄보디아 현지 유통기업 '펜퍼스트쇼핑'에 22대를 납품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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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유통기업 '펜퍼스트쇼핑'에 수출한 코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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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차 1대값...매출 늘리는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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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는 2017년 안전성과 내구성을 업그레이드 한 2세대 코코에 이어 2021년 품질 향상과 마케팅 디바이스를 연계한 3세대 '코코 3.0'을 도입합니다. 전후방 추돌방지센서, 주향보조장치 등 주행안전장치가 도입됐고 제품 도난을 막기 위한 자동잠금장치도 들어갔습니다. 핸들에는 열선이 있고 캐노피 내구성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코코 3.0의 가격은 1400만원으로, 1세대(800만원)와 2세대(880만원) 모델에 비해 훨씬 비쌉니다. 거의 소형차 한대 값입니다. 하지만 코코 3.0을 사용하는 프레시 매니저의 87.8%가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24시간 냉장 가동으로 제품관리가 쉽고 코코의 힘이 세지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줄었다는 이유입니다.
코코 3.0 도입 후 월 매출이 평균 30만원 이상 늘었다는 매니저가 3분의 1을 넘습니다. 우선 용량이 커졌습니다. 종전 모델에 비해 40리터 늘어난 260리터가 들어갑니다. 야쿠르트 라이트(65ml) 기준 2200개를 담을 수 있습니다.
0~25도 범위에서 원하는 온도 컨트롤도 가능해지면서 사업영역도 한층 넓어졌습니다. 유산균 음료 뿐 아니라 밀키트, 샐러드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은 코코의 역할이 한 몫 했습니다.
키오스크를 적용해 운영도 한층 손쉬워졌습니다. 측면에 설치된 키오스크와 카드결제기를 사용하면 △제품 구매 △정기주문 신청 △구매제품 픽업 △이벤트 정보확인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매니저가 부재중이면 호출이나 통화 뿐 아니라 매니저가 휴대하고 있는 '이동형 POS'와 연계시켜 원거리에서도 판매 현황과 재고관리 등을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hy는 앞으로 키오스크를 마케팅 디바이스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앞으로 코코의 진화를 통해 hy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듯 합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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