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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기차·호텔·영화관에서도 봤어요"…'빈대' 기승에 비상 걸린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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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하철·고속철도 등서 목격담 이어져

佛 교통부 장관 "조치 취할 것…내주 회의"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최근 지하철과 고속철도(TGV) 등에서 빈대가 목격되는 일이 잦아지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전날 클레멘트 보네 프랑스 교통부 장관은 "파리에서 빈대가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을 안심시키고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내주 운송사업자들을 소집해 회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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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사진출처=AFP 연합뉴스]


최근 프랑스에서는 지하철과 기차 등 대중교통 수단은 물론 호텔, 영화관 등에서도 빈대가 목격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일주일 새 세 건의 기차 안 빈대 출몰 신고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왔다. 지난달 19일 기차 의자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는 한 네티즌의 SNS는 70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지난달 22일에는 릴 플랑드행 직행열차를 탄 승객이 빈대로 추정되는 곤충이 좌석 손잡이 위를 기어 다니는 모습을 촬영해 SNS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이 철도공사(SNCF)의 직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기차 안에 곤충? 고속열차(TGV) 안에는 빈대나 바퀴벌레가 없다. 가끔 곤충이 침입할 수 있지만, 이는 기차 내에 서식하는 게 아니라 승객이 옮겨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모든 기차는 60일마다 살충제 등으로 방역 조치를 하며, 곤충이나 벌레가 발견된 기차는 반드시 방역한 뒤 운행에 투입한다"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그레고아르 파리 제1부시장은 "그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어디서든 빈대가 나올 수 있고, 빈대가 가정집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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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기차 좌석에서 발견된 빈대[이미지출처= 엑스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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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프랑스 정부는 2020년 대대적인 빈대 퇴치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노력에 비해 별 소득은 없었다. 관광객, 이민자 등 매일 360만명이 파리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당국은 "주로 이민자나 관광객들의 짐 또는 여행 가방을 통해 들어온 빈대가 파리 외곽의 숙소로 침투하고 있다"며 "빈대들이 살충제에 내성이 생겨 급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파리에 본사를 둔 한 해충 박멸 회사의 관리자는 르파리지앵에 "빈대는 바퀴벌레와 달리 주거지 위생 수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자신의 회사가 이민자가 몰린 지역뿐 아니라 전통적인 파리 부촌에서도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프랑스는 2024 파리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어 빈대 퇴치 대책 마련에 더욱 고심하고 있다.

파리시의회는 지난주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빈대는 공중 보건 문제"라며 "2024년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 이 시점에 프랑스 전체가 재앙에 상응하는 행동 계획을 실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그레고아르 파리 제1부시장은 빈대 감염 위험을 주택 보험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사람과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 빈대는 한국에서는 1970년대에 자취를 감췄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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