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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뉴시스] 정병혁 기자 = 30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55kg급에서 시상식에서 북한 관계자들이 금메달을 차지한 강현경과 은메달을 차지한 리수연을 축하하고 있다. 2023.0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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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이 연일 '북한'이란 표현에 발끈하고 있다. 북한이나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부르라며 시정 요구까지 나서고 있다.
리유일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30일 오후 한국대표팀과 8강 경기에서 승리한 이후 기자회견에서 "그걸(국가 명칭) 좀 바로 합시다"며 이같이 말했다.
리 감독은 이날 한국 기자들이 북한을 '북측'이라고 지칭하자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북한 여자농구대표팀도 한국대표팀에 패배한 뒤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자국 명칭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다. 당시 정성심 북한 대표팀 감독에게 한국 언론이 '북한'이란 표현을 쓰자 북한 관계자가 강하게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로 노스 코리아(North Korea)라고 부르지 말라"며 "그것은 좋지 않다. 이름을 정확히 불러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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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유일 북한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 사진=뉴스1 |
북한이 국제대회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부르라고 요구하는 일이 처음은 아니다. 북한이라는 명칭은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에 토대를 둔 표현인 만큼 북한은 이를 불편하게 여겨왔다.
이 때문에 남북회담이나 이산가족 상봉 등의 행사가 있을 때 한국 언론은 보통 '북측' 표현을 썼다. 북한은 그동안 '북측' 표현은 크게 문제 삼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에선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한 상황에서 북한 선수단도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 선수단은 대회 기간 한국 언론의 질문을 무시하고 있다. 취재진뿐만 아니라 과거 '단일팀'을 계기로 친분이 있는 한국 선수에게도 냉랭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7월 주한미군 정찰기 비행에 대한 담화를 내놓으며 한국을 처음으로 '대한민국'이라고 지칭했다. 평소에는 '남조선', 비방할 땐 '괴뢰 정권'이란 표현까지 썼다. 하지만 최근 남북관계 노선을 '국가 대 국가' 구도로 바꾸며 군비 증강을 늘리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자국 명칭 시정 요구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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