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지켜봤는데…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첫 경기부터 베트남에 ‘충격패’

한국 여자배구 아시안게임 예선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기는 게 당연했기 때문이다. 프로리그를 운영하는 데다가 높은 연봉까지 받는 선수들은 아시안게임 예선을 늘 싱겁게 마무리하고 본선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북한이 한국의 전력을 분석하러 왔던 예선 첫경기부터 한국은 베트남에게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세사르 곤살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일 중국 항저우 사범대학 창첸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구 여자부 C조 예선 첫 경기에서 베트남에 세트 스코어 2-3(25-16 25-22 22-25 22-25 11-15)으로 패했다. 1, 2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3, 4, 5세트를 연달아 내주며 무너졌다. 특히 4세트에서는 15-12로 앞서가면서 경기를 마무리하나 싶었지만 내리 6점을 내주더니 4세트도 내줬다.

북한 여자배구 대표팀이 1일 중국 항저우 사범대학 창첸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과 베트남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구 여자부 예선 C조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한국은 5세트 1-1에서 박정아(페퍼저축은행)의 오픈 공격, 상대 공격 범실로 3-1로 앞섰다. 하지만, 호잉 띠 트린과 트란 띠 비치 뚜이에게 연거푸 득점을 내줘 동점을 허용하더니, 응우옌 띠 트린에게 서브 에이스까지 얻어맞아 3-4 역전을 허용했다. 한국은 마지막 5세트11-11 상황에서 내리 4점을 나줬다. 박정아(페퍼저축은행)의 오픈 공격이 베트남 블로킹에 걸리고, 이선우(정관장)는 공격 범실을 범하면서 무너졌다.

한국은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인 8월30일 2023 아시아배구선수권대회 예선 C조 첫 경기에서도 베트남에 두 세트를 따내고 세 세트를 내리 잃어 세트 스코어 2-3(25-22 25-19 23-25 17-25 13-15)으로 역전패했다.

이 경기 패배의 충격은 컸고, 한국은 역대 아시아선수권 최하인 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아시아선수권이 개막할 때까지만 해도 한국의 세계랭킹은 35위였고, 베트남은 12계단 아래인 47위였다. 하지만, 한국 여자배구의 부진이 거듭되면서 한국은 세계랭킹 40위로, 39위로 도약한 베트남보다 한 단계 아래에서 이번 아시안게임을 맞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경기에서도 한국은 베트남에 ‘리버스 스윕 패’를 당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베트남, 또 세계랭킹이 집계조차 되지 않은 네팔(세계랭킹 집계되지 않음)과 C조에 속했다. C조 1, 2위가 8강 라운드 진출권을 얻는 방식이어서, 한국은 2일 ‘아마추어수준의 팀’ 네팔만 꺾어도 8강 라운드에 진출한다.

C조 상위 1, 2위 팀은 중국, 북한, 인도가 속한 A조의 1, 2위 팀과 8강 라운드 E조에 묶여 4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한국은 1패를 안고, 8강 라운드를 치러야 해 4강 진출이 험난해졌다. A조 2위가 유력한 북한은 이날 경기장을 찾아 한국과 베트남의 전력을 분석했다. 한국과 북한은 8강 라운드에서 한 조에 묶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북한 앞에서 한국은 아쉬운 경기를 보여줬다.

항저우=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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