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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세자르 곤잘레스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배구대표팀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경기부터 쓰라린 역전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최근 연이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17년 만에 노메달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세계랭킹 40위 한국은 1일(한국시간) 항저우 사범대학 장첸캠퍼스 체육관(Hangzhou Normal University Cangqian Gymnasium)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39위 베트남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2-3(25-16 25-22 22-25 22-25 11-15)으로 졌다.
주포 강소휘가 23점으로 분전했지만 선수단 전체가 승부처 때마다 잔 실수가 속출하고 베트남의 다양한 공격 전개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베트남 역전 드라마의 희생양이 됐다.
한국은 이날 출발이 좋지 못했다. 1세트 초반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베트남의 공세에 잠시 당황했다. 1-4로 끌려가며 초반 주도권을 베트남에 넘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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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2-5에서 이다현의 중앙 속공 성공 후 강소휘의 득점과 박정아의 서브 에이스로 5-5로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6-6에서는 정호영이 베트남의 주장이자 193cm의 최장신을 자랑하는 에이스 TRAN Thi Thanh Thuy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저지하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한국은 이후 13-13 접전 상황에서 서서히 점수 차를 벌려갔다. 주포 강소휘의 연이은 공격 성공과 베트남의 잦은 범실로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18-14에서 정호영까지 알토란 같은 득점을 연이어 보태면서 21-15까지 달아났다. 24-16에서는 태국의 범실로 세트 포인트를 획득, 25-16으로 1세트를 따내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한국은 2세트에도 힘을 냈다. 13-15로 끌려가던 2세트 중반 이다현의 연이은 공격 성공과 김다인, 강소휘의 블로킹으로 17-16으로 역전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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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후 19-19에서 베트남의 공격 범실과 강소휘의 오픈 성공, 이선우의 득점 등을 묶어 22-20 리드를 잡았다. 23-22로 쫓기기도 했지만 이다현이 베트남 TRAN Tu Linh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저지하면서 세트 포인트를 선점했다. 곧바로 캡틴 박정아의 공격 성공으로 25-22를 만들고 세트 스코어 2-0으로 달아났다
베트남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아웃사이드 히터 TRAN Thi Thanh Thuy, 미들블로커 TRAN Thi Bich Thuy를 중심으로 중앙과 사이드를 고르게 활용한 공격으로 반격에 나섰다.
한국은 19-19로 팽팽히 맞선 3세트 중반 베트남의 TRAN Tu Linh에게 연속 득점을 내준 뒤 박정아의 공격까지 블로킹에 막혀 19-22 열세에 몰렸다. 21-23에서는 강소휘의 공격 범실로 21-24로 상황이 악화됐고 결국 3세트를 베트남에 뺏기며 승부는 4세트로 이어졌다.
베트남은 4세트에도 한국을 괴롭혔다. 한국은 12-8로 앞선 4세트 중반 베트남의 수비에 고전하면서 점수 쌓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의 공격 패턴을 읽은 베트남은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서서히 점수 차를 좁혀왔다. 한국은 범실까지 겹치면서 15-18로 역전을 당하면서 5세트까지 이어질 위기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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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베트남의 서브 범실로 한 점을 만회한 뒤 주장 박정아의 오픈 공격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18-18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다시 18-21로 열세에 몰렸다. 이후 베트남의 공세에 공수 모두 흔들리면서 결국 4세트까지 22-25로 뺏기면서 승부는 5세트에서 가려졌다.
한국은 5세트도 쉽게 풀어가지 못했다. 중반까지 6-8로 뒤지면서 역전패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졌다. 반전을 만든 건 강소휘였다. 강소위희 공격 성공 후 베트남의 공격 범실로 힘겹게 8-8 동점을 만들었고 8-9에서 또 한 번 강소휘의 오픈 성공으로 9-9의 균형을 맞췄다.
9-10으로 다시 베트남이 리드를 가져갔지만 이번에는 캡틴 박정아가 힘을 냈다. 박정아의 연이은 오픈 성공으로 11-10으로 힘겹게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은 수비에서 연이어 2점을 내준 뒤 이선우의 오픈 공격이 베트남의 블로킹에 가로 막혀 스코어는 11-13이 됐다. 점점 시나리오는 최악으로 흘러갔다. 결국 11-14에서 결승점을 허용,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경기를 패배로 마쳤다.
한국에게 이날 1차전 패배는 치명적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각종 국제대회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며 불안감이 컸던 상황에서 베트남을 꺾고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했지만 외려 다잡았던 경기를 허무하게 내주며 힘이 빠졌다.
한국 여자배구는 2021년 도쿄 올림픽 4강 신화를 일궈낸 뒤 최근 2년 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과 양효진, 김수지 등 한국 여자배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황금세대들의 대표팀 은퇴 이후 세대교체가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았다.
라바리니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곤잘레스 감독 체제에서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연일 패배의 쓴맛을 봤다. 공격에서는 승부처에서 확실하게 1점을 얻어줄 해결사가 없었고 수비는 높이와 리시브 모두에서 안정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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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지난 8월에는 태국에서 열린 2023 아시아배구선수권에서 베트남에게 세트스코어 2-3(25-22 25-19 23-25 17-25 13-15)으로 무릎을 꿇는 수모를 당했다. 당시 한국의 세계랭킹은 35위로 47위였던 베트남보다 높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게임 내용은 졸전이었고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이후 대만을 세트 스코어 3-2(25-13 25-22 23-25 22-25 15-8)로 제압하고 한숨을 돌린 뒤 우즈베키스탄을 세트 스코어 3-0(25-12 25-15 25-12) 3-0으로 완파하고 힘겹게 8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8강에서 만난 2023 아시아배구선수권 개최국 태국에게 세트 스코어 0-3(20-25 22-25 23-25) 셧아웃 패배를 당하면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5-6위 결정전에서도 카자흐스탄에게 셧아웃 패배로 무너지면서 6위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한국 여자배구는 1975년 아시아배구선수권 첫 대회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 항상 준결승 이상의 성적을 거뒀기에 8강 탈락은 충격이었다. 참사라고 밖에는 볼 수 없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무거운 마음 속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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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직전 폴란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예선전은 7경기를 모두 졌다. 이탈리아, 폴란드, 독일, 미국, 콜롬비아 등 강호들은 물론 슬로베니아, 태국에게까지 승리를 헌납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경기력이 크게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한국 여자배구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망도 밝지 않았다. 조별리그 첫 상대가 지난 8월 우리를 꺾었던 베트남이라는 점도 불안감을 키웠다.
오는 2일 네팔과 조별리그 2차전은 전력 차가 워낙 큰 탓에 8강 토너먼트 진출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네팔은 베트남에 세트 스코어 0-3(4-25 16-25 13-25)으로 패할 정도로 전력이 약하다. 다만 현재 경기력으로 8강, 준결승에서 승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 배구는 남자대표팀이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세계랭킹 73위 인도에게 '실력'으로 패하고 8강 토너먼트에서 파키스탄에 지면서 61년 만에 아시안게임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여자 대표팀도 대회 조기 탈락을 우려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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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의 경우 첫 하계 아시안게임 출전이었던 196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총 15번의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건 2006 도하 아시안게임이 유일하다. 금메달은 1994 히로시마, 2014 인천 대회 두 차례뿐이었지만 아시안게임 무대에서는 항상 우승후보로 분류되는 강팀이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배구는 총 13개국이 참가한다. A, B, C조는 3개국, D조는 4개국이 편성됐다. 각 조 1~2위가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준결승 진출을 격돌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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