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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구도' 본격화하는 롯데…'새판' 짜는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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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 장남 유열 씨 포폭 넓혀…신세계, CEO 40% 물갈이 '신상필벌' 강조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경기불황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 중인 유통 대기업들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롯데그룹에서 신동빈 회장의 장남 유열 씨의 후계구도를 본격화하는 '세대교체 바람'이 시작됐다면, 신세계에선 임기가 남은 일부 대표들을 교체하는 등 신상필벌의 '칼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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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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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달 하순 베트남에 위치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장식에 장남 유열씨와 동행했다. 유열 씨는 일본 롯데케미칼 상무로 근무 중이지만 기자들 앞에서는 그간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아왔다.

하지만 이번 하노이 행사장에서는 달랐다. 국내 기자들이 대거 동행했음에도 유열 씨가 공식 행사장에 등장했고, 커팅식까지 참여했다. 개장식 커팅식에 모습을 보인 사람들은 대부분 사장급이었지만 유열 씨는 유일하게 상무로 참석했다.

특히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동빈 회장은 유열 씨가 '유통업으로 보폭을 넓힐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 아들은 여러가지로 공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해 롯데그룹의 근간인 유통업으로 유열 씨가 활동반경을 넓힐 것이란 점을 명확히 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신 회장의 발언으로 후계구도가 공식화 된 것으로 판단한다. 유열 씨는 지난 3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총괄회장 방한 당시 신 회장과 자리를 함께 했고, 지난 5월에는 호텔롯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지난 7월 상반기 사장단회의(VCM)에 참석하고, 롯데홈쇼핑 사옥을 방문해 유통 관련 경영수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었다.

롯데가 유열 씨에게 힘을 모으고 있다면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측근 인사가 정리 되는 등 '신상필벌' 원칙이 강조되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최근 강희석 전 이마트 대표를 물러나게 했다. 강 전 대표는 2019년부터 이마트와 SSG닷컴을 경영하며 G마켓 인수 등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임기가 2년 이상 남았음에도 최근 악화된 경영 실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

또 신세계백화점을 이끌던 손영식 신세계 대표도 임기를 1년 이상 남기고 회사를 떠났다. 손 대표는 퇴임 이후 2021년 다시 신세계 대표로 복직, 이후 사장까지 승진했지만 올해 영업이익 등이 크게 하락하자 교체된 것이다.

신세계는 경영 실적 악화에 전례 없는 9월 인사로 인적 쇄신과 함께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 역시 유열 씨의 후계구도와 별개로 신상필벌 원칙이 적용된 하반기 인사가 빠르면 10월 중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유열 씨가 국내 유통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도 관심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의 경영 부진 탓에 여러 기업에 쇄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며 "신세계를 시작으로 롯데와 CJ에서도 '신상필벌' 원칙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전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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