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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에 '고정금리 대세론'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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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 70%대 유지

당국 고정금리 확대 권고 영향도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서 ‘고정금리 대세론’이 굳어지는 모습이다. 하반기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고정금리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은행권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은 76.5%로 집계됐다. 지난 6월 73.1%에서 7월 73.7%로 증가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오름세다. 지난해 8월 54.2%에 그쳤던 고정금리 비중은 그해 12월 70%를 넘어섰으며 올해 4월(80.7%) 고점을 찍은 이후 계속 70%대에 머물고 있다.

고정금리 증가 추세는 지난 연말부터 최근까지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보통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을 때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고정형은 당장은 변동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할 수 있지만 이후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5년간 금리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고정금리 비중이 비교적 높지 않았던 것도 금리 인상 기조가 곧 꺾일 거라는 기대가 있어서였다.

금융당국이 금리변동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정금리 취급 목표치를 높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고정금리 정책대출인 특례보금자리론이 흥행했고 변동금리 대출 시 일정 수준 가산금리를 적용해 대출 한도를 줄이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더해 은행권이 시장금리 하락에 대비해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춰 잡고 있는 것도 차주들의 고정금리 선택을 부추겼다. 변동형과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차는 7월 0.23%포인트에서 8월 0.25%포인트로 벌어졌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금리상승 기대 강화와 주택담보대출 금리차 확대 등으로 고정금리 비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는 고금리 장기화와 당국 정책 기조와 맞물려 고정형 증가세가 당분간 지속될 걸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들어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둔화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초 목표치보다 높게 유지되면서 금리 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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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대출 평균금리가 두 달 연속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31일 서울 한 시중은행 외벽에 주택담보대출과 개인 신용대출 금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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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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