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장은 실각 발표 임박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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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 로이터연합뉴스 |
갑자기 종적을 감춘 뒤 면직된 친강(秦剛) 전 중국 외교부장이 미국에서 내연 관계에 있던 여성과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친 전 부장에 이어 돌연 공식석상에 사라져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에 휩싸인 리상푸(李尙福) 중국 국방부장은 실각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친 전 부장이 주미 대사 시절 내연 관계에 있던 봉황TV 진행자 푸샤오텐(傅曉田)과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낳았다고 보도했다. 푸샤오텐은 친 전 부장이 지난 6월말 종적을 감춘 시점부터 그의 내연녀로 지목돼 온 인물이다. 푸샤오텐이 친 전 부장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는 소문도 이미 있었지만 대리모 출산 얘기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중국에서는 대리모 출산이 법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에 단순 불륜이나 혼외자 출산과는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다.
FT는 푸샤오텐과 가까운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그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을 떠나 봉황TV에서 일하기 시작한 2010년쯤 영국 주재 중국대사관에 부임한 친 전 부장을 만나 인연을 맺었고, 10년 후 두 사람이 베이징에서 다시 만나면서 친밀한 관계를 맺어왔다고 전했다. 그리고 친 전 부장이 주미 대사로 부임한 이후 미국에서 내연 관계를 이어가다 대리모의 도움을 받아 아들을 출산했다는 것이다. 푸샤오텐은 친 전 부장이 공식석상에 사라지기 전 직접 그와의 관계나 아들 출산을 암시하는 글들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관심을 끌었다. 푸샤오텐 역시 지난 4월 중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과 메시지를 끝으로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지난 7월 면직된 친 전 부장의 경질 사유가 주미 대사 시절 혼외 관계 때문이라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중국 공산당이 고위 관리들에게 친 전 부장 조사 결과를 전달했는데 ‘생활방식 문제’를 해임 사유로 들었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내에서 생활방식 문제란 주로 성적인 비행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불륜·혼외자 문제나 대리모 출산이 친 전 부장의 직접적인 경질 사유가 됐는지는 불확실하다. 이미 결혼해 아들을 두고 있으며 아직 공직 생활이 창창한 친 전 부장이 대리모를 통하면서까지 내연녀와 아들을 낳았다는 것도 선뜻 납득이 가지는 않는 문제다. FT도 푸샤오텐과의 관계가 친 전 부장 잠적과 면직에 얼마나 핵심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보도했다.
한편 친 전 부장이 면직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달 가까이 종적을 감춰 관심을 끌고 있는 리상푸 국방부장은 조만간 공식적인 실각 발표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가 소식에 밝은 홍콩 명보는 정확한 정보는 알 수 없지만 리 부장이 전현직 주요 군부 인사와 함께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에 대한 조사 소식 공개가 가까워진 것 같다고 보도했다. 9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나 통상 가을에 열리는 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 등에서 현재 조사를 받는 고위직 인사들을 대체할 대규모 군부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명보는 “이번 달 정치국 회의에서 군 고위층 인사에 대한 큰 변화가 없더라도 3중전회에서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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