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은 교사 사망 나흘 뒤인 지난 11일부터 12일간 실시한 진상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교사 A씨는 학부모 B씨 등 2명에게 지난 2019년부터 4년간 총 16차례의 악성 민원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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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대전시교육청 옆 도로에서 사망한 교사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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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 등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7차례의 민원을 제기한 것을 포함해 학교에 4차례 방문하거나 전화로 3차례 민원을 지속해 제기했다.
이들은 A교사를 상대로 학교폭력위원회 신고를 강행했고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기까지 했다.
B씨 등은 “A교사가 아동학대를 하고 있다”며 무리하게 사과를 요구하거나 A씨가 담임을 이어가지 못하도록 학교 측에 요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시교육청은 A교사가 업무 중 교육활동을 침해받은 것을 확인해 B씨 등 2명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할 계획이다.
소극적인 민원 대응을 이어온 교장 등 4명에 대한 징계 절차에도 착수한다.
A교사는 2019년 11월 학교 측에 학교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를 열어달라고 두차례 요구했지만, 당시 학교 관리자는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답변하면서도 정작 교보위를 개최하지 않았다.
또 A교사가 16차례의 민원을 받는 과정에서도 학교 관계자들은 교권 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거나 교원을 보호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관계자 등 4명이 교원 지위법과 교육공무원법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징계 정차에 돌입해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의 감사 결과에 대해 교원단체에서는 환영의 뜻을 밝히는 한편 순직 인정을 촉구했다.
이윤경 대전교사노조위원장은 “교육활동을 침해한 학부모 수사 의뢰와 교원 보호에 미흡했던 관리자에 대한 징계 조치는 앞으로 교육활동을 보호하겠다는 기관 차원의 단호한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교육청의 이번 조사 결과는 사망한 교사의 순직 인정에 한 걸음 다가갔다. 교사의 극심한 감정노동과 보호를 받지 못했던 학교 구조적인 문제,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보장하지 못한 시스템 부재 등 취약한 노동환경이 인정되는 것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합당한 징계 조치가 내려지길 바라며 학부모 역시 교사의 교육권과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침해한 부분에 대한 적절한 처벌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수경 초등교사노조위원장은 “비극을 되돌리기는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비위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하고 수사를 의뢰 하겠니 다행”이라며 “유가족과 지켜보는 50만 교사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선제조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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