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 '인종청소' 피하려 아르메니아계 주민들 대탈출
피란길 주유소 폭발 사고…수백명 부상에 의약품 부족
현재까지 주민 25% 아르메니아로 탈출…피란 행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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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레반=AP/뉴시스] 아제르바이잔 나고르노-카라바흐 자치주 스테파나케르트의 주유소 폭발로 다친 한 아르메니아계 남성이 26일(현지시각) 부축을 받으며 아르메니아 예레반의 국립화상의료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2023.0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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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혜원 박준호 기자 = 아제르바이잔 내 아르메니아계 분리주의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주유소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사망자 수가 125명으로 급증했다.
26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밤 아르메니아로 탈출하려던 주민들이 장거리 운전 연료를 사기 위해 긴 줄을 서 있던 주유소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사고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 스테파나케르트 외곽 주유소에서 발생했다. 정확한 폭발 원인은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분리주의 정부 당국은 폭발 사고로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300명 가까운 부상자가 발생했다 26일 밝혔다. 아르메니아 보건부는 사망자 수가 125명이라고 발표했다.
부상자도 수백명 발생했지만, 현지 병원에선 의약품 부족으로 치료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병원 관계자는 "현재 우리에게 어떠한 의료 자원도 남아있지 않다"며, 화상 감염 방지에 필요한 항생제가 떨어졌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 제네바 본부는 수백 명에게 긴급 전문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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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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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계가 인구 95%를 차지하는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선 아제르바이잔의 무력 진압 후 인종 청소에 대한 불안감으로 아르메니아로 탈출하려는 피란 행렬이 지난 24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정부는 현재까지 나고르노-카라바흐 주민 2만8000명이 입국했다고 발표했다. 아르메니아계 나고르노-카라바흐 주민이 12만명인 점을 고려할 때, 전체 4분의 1가량이 피란한 셈이다.
아제르바이잔 인근 아르메니아 국경 마을인 고리스에는 난민 수용소가 설치됐다. 나고르노-카라바흐와 아르메니아를 연결하는 유일한 도로인 '라친 회랑'은 피란행렬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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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츤=AP/뉴시스] 막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26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나고르노-카라바흐 자치주에서 아르메니아로 향하는 유일한 도로인 '라친 회랑'에 아르메니아로 향하는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2023.0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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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 아르메니아와 이슬람계 아제르바이잔은 소련 붕괴 후 1991년 독립했고, 나고르노-카라바흐의 아르메니아계 지역은 3년 후 분리 독립을 선언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적으로 아제르바이잔 영토로 인정된다.
이후 30년 동안 아르메니아계와 아제르바이잔 사이 무장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2020년 9월엔 44일간 전투 끝에 러시아 중재로 아르메니아계 분리주의 정부가 사실상 패배한 휴전 협정을 맺었고, 러시아는 이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주둔시켰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러시아가 평화유지군을 우크라 전선에 투입하자 아제르바이잔은 그 틈을 이용해 지난해 12월부터 라친 회랑을 봉쇄했고, 지난 19일 나고르노-카라바흐를 기습 공격해 하루 만에 아르메니아계 아르차흐 공화국 세력의 항복을 받아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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