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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안 죽였어, 옮기기만 했어”…정유정 범행 직후 실제 목소리 공개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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父와 통화서 “모르는 사람한테 살해됐어”…범행 직전엔 “내가 제일 불쌍해”

세계일보

웨이브 ‘악인취재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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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유정(23)의 범행 전후 실제 목소리가 공개됐다.

26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 다큐멘터리 ‘악인취재기’는 정유정의 육성이 그대로 담긴 예고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정유정이 체포 직후 호송차에서 자신의 친부와 통화한 음성, 범행 3일 전 살인을 예고하는 듯한 목소리가 담겼다.

지난 5월27일 정유정은 체포된 직후 경찰에 호송되며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캐리어 끌고 옮기다가 택시 아저씨가 수상했나 봐”라고 말했다. 정유정은 시신을 낙동강변에 유기하려고 택시를 탔다가, 낌새를 수상하게 챈 택시기사의 신고로 범행이 발각된 바 있다.

정유정은 경찰에 잡혀가는 상황에서도 태연한 목소리로 “시신을 옮겼다”고 말했다. 그는 “무기징역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뒤 “내가 죽이진 않았고, (캐리어로) 옮겼어. 처음 보는 사람. 죽었어 죽었어 죽었어. 내가 (시체를) 자르진 않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당황한 정유정의 아버지가 “너 때문에 죽었냐? 누구한테 죽은 거냐?”라고 재차 묻자 정유정은 “모르는 사람한테, 살해를 당한 거지”, “나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 나는 애초에 OOO라는 사람을 몰랐고 오늘 처음, 어제 처음 알았지”라는 거짓말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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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이 지난 7월 부산지법에서 열린 첫번째 공판준비기일에 참석했다가 호송차를 타러 가고 있다. MBN 보도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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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정유정은 아버지와의 통화에서 “혼자 죽지 않았다. 살해되는 것도 봤다. 모르는 사람이 죽였고, 여자였다”고 말했다. 이에 아버지는 “유정아 시체를 캐리어에 담았나”라고 묻자 정유정은 “어. 내가 자르진 않았어”라고 답했다. 아버지는 “아이고 유정아…왜 그랬어?”라고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유정은 범행 3일 전 아버지와 2시간 동안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통화내용도 일부 공개됐다. 정유정은 아버지에게 그동안 쌓인 서운했던 감정을 토해내며 “큰일 저지르고 나도 죽겠다”며 범행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정유정은 “내가 당한 거 안 겪어봤잖아?”, “전혀 불쌍하지 않다. 내가 제일 불쌍하다, 내가 제일 많이 당했기 때문에”, “크게 일을 만들면 뒷감당 못하니까, 자살해야지” 등의 말을 이어갔다.

앞서 정유정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아버지의 재혼으로 배신감을 느꼈다”, “잘 맞지 않는 할아버지와 살아야 해 좌절했다”며 가족에 대한 분노를 드러낸 바 있다.

검거 후 지속적으로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던 정유정은 지난 18일 열린 첫 공판에서 계획된 범행이었음을 인정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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